[설왕설래] 미국에서 원성 사는 팁 문화

박희준 2023. 10. 1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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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은 가장 흔한 간식거리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국내 한 업체가 수출한 냉동 김밥이 인기다.

김밥을 얼린 것으로,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는 교포는 "음식점 김밥 한 줄이 18달러(약 2만4000원)인데 팁까지 더하면 부담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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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은 가장 흔한 간식거리 중 하나다. 직장인이 간단히 점심을 때우기에는 라면에 김밥만 한 것도 없다. 천원짜리 두세장으로 사 먹던 김밥 한 줄도 요즘엔 4000∼5000원 한다. 한때 식당에서 공짜로 주던 공깃밥에 1000원의 가격표가 붙더니 이제는 2000원으로 올랐으니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미국에서는 국내 한 업체가 수출한 냉동 김밥이 인기다. 김밥을 얼린 것으로,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는다. 한 재미교포 모녀가 올린 김밥 소개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K푸드 열풍을 이끌고 있다. 유명 유통업체에서 팔리는 냉동 김밥이 3.9달러(약 5200원)인데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동영상을 올린 교포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김밥을 싸갔다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던 때와 비교하면 한국 문화의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고국의 맛을 그리워하는 교포들도 가격 부담이 없는 냉동 김밥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김 위에 펴서 야채를 올려 만 김밥의 제맛을 느끼려면 한국보다 4배 이상 비싼 비용을 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는 교포는 “음식점 김밥 한 줄이 18달러(약 2만4000원)인데 팁까지 더하면 부담이 너무 크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 속에 미국에서 팁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셀프주유소인데 직원이 와서 조금 거들고선 팁을 요구하더라거나 음식 포장 주문에도 팁을 요구하더라는 경험담이 들린다. 팁이 음식값의 25%까지 치솟으면서 분쟁도 잦다고 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교포는 “가족이 식당에 가서 탕수육 없이 짜장면만 먹어도 100달러가 나온다”면서 “한 명 더 데리고 식사하는 느낌”이라고 푸념했다. 팁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팁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팁 문화는 로스쿨과 더불어 미국에서 들여오지 말았어야 할 대표적인 것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 택시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카카오T가 얼마 전 팁 제도를 도입했다. 일반호출로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호출료를 추가 지출하는 상황에서 팁까지 줘야 하느냐는 불만이 크다. ‘우버’와 ‘타다’ 같은 메기가 사라진 시장이니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하기에는 뒷맛이 쓰디쓰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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