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학교운동장서 뛰놀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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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포동 토박이인 기자는 2000년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뚜렷한 기억이 하나 있다.
바로 주말마다 동네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 것이다.
주말에 동네 사람들이 자유롭게 운동하고 산책하던 학교 출입문은 굳게 잠겼고, 출입은 통제됐다.
체육 교과 강화 등 학생들의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변화가 많겠지만, 옛 기억을 떠올리며 주말과 평일 저녁에 운동장 사용을 허용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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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포동 토박이인 기자는 2000년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뚜렷한 기억이 하나 있다. 바로 주말마다 동네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 것이다. 동네 주민들이 모여 마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방불케 하는 열전이 매주 펼쳐졌다.
그 영향은 컸다. 동네 사람들과 함께 부딪치며 뛰고 놀 수 있는 공간이 갑자기 사라졌다. 공을 차는 시간은 집에서 무료하게 텔레비전(TV)을 보는 것으로 대체됐다. 자주 교류하던 이웃들도 점차 서먹해지고, 모르는 얼굴도 늘어났다. 이제 이웃들과 함께 운동하던 모습은 그저 과거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묻어뒀던 추억은 최근 학생들의 저조한 체육 활동 문제에 관한 국회 세미나에 참석하고 나서 다시 소환됐다. 오늘날 청소년들의 운동 부족 문제는 정말 심각했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 이상 운동하는 비율이 52.6%에 불과한 10대의 운동량은 70대 이상 노년층(54.3%)보다도 부족할 정도였다.
체육 교과 강화 등 학생들의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변화가 많겠지만, 옛 기억을 떠올리며 주말과 평일 저녁에 운동장 사용을 허용하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성인의 운동량도 늘어날 수 있고, 지역 사회에서 서로 교류하는 기회도 생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요즘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행태를 보면 이는 한가한 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너진 교권 속에서 교사들의 불안감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집’에서 탕후루를 만들다 자녀가 손바닥에 화상을 입자 학부모가 ‘학교’에 안전교육을 해 달라고 민원을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세상이니 말이다. 운동장에서 발목이라도 삐끗하다가는 이후 발생할 일들은 안 봐도 뻔하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서울시교육청에서 시범 도입 중인 스쿨매니저 사업은 합리적이게 보인다. 운동장을 개방하는 학교의 안전과 보안을 담당하는 시설관리 인력을 별도로 두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외부 이용자가 학교시설의 개방 및 이용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학교에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고요하게 텅 빈 운동장을 바라보면 걱정 없이 뛰놀던 시절이 그저 그립다.
장한서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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