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멀티 골 맹활약’ 클린스만호, 캡틴 손흥민 없어도 튀니지에 4-0 대승

박효재 기자 2023. 10. 13. 22: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3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둔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은 없었지만, 항저우 아시아게임 금메달의 주역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있었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이강인의 멀티 골 활약 등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영국 원정으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승리에 이어 이날 홈경기에서 첫 승리로 2연승을 거두며 내년 1월 아시안컵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손흥민은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끝내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9월 한 달에만 6골을 몰아치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지만, 소속팀은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며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70분 내외로 한정하며 관리해주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EPL 9월 이달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이 선발에서 빠진 가운데 조규성(25·미트윌란) 홀로 최전방에 세운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2선에는 황희찬(27·울버햄프턴), 이강인, 이재성(31·마인츠)을 선발로 내세웠다. 중원은 박용우(30·알아인)와 경기 전 허벅지 안 쪽 근육 통증을 호소한 황인범(27·즈베즈다)을 대신해 홍현석(24·헨트)에게 맡겼다.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기제(32·수원),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정승현(29), 설영우(25·이상 울산)로 꾸렸다. 여기에 손흥민 대신 김민재에게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채우며 경기를 이끌게 했다.

전반전 침묵했던 대표팀은 후반 들어 이강인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득점에 물꼬를 텄다. 오른쪽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 침투하다 반칙을 얻어낸 이강인은 후반 9분 절묘한 왼바 감아치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A매치 데뷔골이다. 3분 뒤에는 상대 수비가 공중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을 박스 안에서 잡아챘고, 몸싸움으로 버티다 왼발 터닝슛으로 추가 골을 올렸다.

여기에 과감한 돌파로 쐐기 골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강인이 상대 수비수 3명을 제치는 드리블로 박스까지 진입한 뒤 코너킥을 만들어 냈고,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센터백 야신 메리아의 몸 맞고 굴절되면서 한국은 3-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이후에는 한국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이강인과 함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한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도 후반 23분 황희찬을 대신해 들어가 왼쪽 측면을 휘저었다. 정우영과 같이 교체 투입된 황의조(31·노리치)까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한 뒤 차분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면서 4-0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MVP로 꼽힌 이강인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다. 앞으로 골을 넣지 못하고,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해도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빅리그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선수 개인 기량으로 거둔 승리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 역량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달렸다.

상대의 강한 몸싸움과 조직적인 압박에 고전하면서 전반에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약속된 움직임이 부족한 듯 상대 진영에서 공격 작업 중 패스가 자주 끊겼고,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은 순식간에 상대 선수 2~3명에 에워 싸였다.

전반 21분 만에 첫 슈팅이 나왔다. 이강인이 상대 진영에서 빌드업을 방해하며 볼을 빼앗았고, 이를 받아 조규성이 상대 수비 뒤로 돌아가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중거리 슈팅과 측면에서 일대일 돌파로 기회를 엿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제공권이 좋은 조규성이 헤더를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양 측면에서 좀처럼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전반 막판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 역습 횟수만 늘어났다. 부진한 경기력을 말해주듯 전반전 기대 득점 값은 0.11골에 그쳤다. 대승에도 클린스만호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오는 17일 베트남과의 홈경기에서는 이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