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방치’ 요양원에 솜방망이 처분

백상현 2023. 10. 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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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충남도가 위탁 운영하는 한 요양원에서 치매 노인 간 성폭력 사건을 석 달이나 방치했다는 소식, 지난달 전해드렸는데요.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보령시가 이 요양원에 솜방망이 처분을 내려 논란입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입소 노인 간 성폭력 사건을 인지하고도 석 달 동안 쉬쉬했던 충남도립요양원,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조차 하지 않아 성폭력 피해가 반복됐는데 결국,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선 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정서와 방임 학대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판정 결과를 받아든 보령시의 조치는 요양원 개선명령과 과태료 처분에 그쳤습니다.

개선명령은 업무정지나 시설 취소 등 여러 행정처분 가운데 가장 약한 수준입니다.

[김영석/보령민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 "(보령시가) 성폭력이 일어난 요양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이 부실한 책임을 하나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충남도립요양원처럼 노인학대 판정을 받은 노인복지시설은 최근 5년 동안에만 천2백여 곳에 달합니다.

하지만 행정처분이 내려진 건 1/10 수준인 240여 곳, 이마저도 67%는 가장 약한 수준인 개선명령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학대 판정을 받았어도 행정처분만 면하면 장기요양기관평가 가산금까지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최혜영/국회 보건복지위원/민주당 : "학대로 판정받은 기관을 예외 없이 행정처분을 받게 하고, 이를 통해 잘못된 가산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관련 기준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보령시 관계자는 충남도립요양원의 '성폭력 묵인' 문제에 대한 자체 법률검토 결과 업무정지나 지정 취소를 내릴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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