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장, '오송참사 통제단 가동시점 허위' 지적에 "기록 착오"(종합2보)

김은경 2023. 10. 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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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국감…"소방당국 예산·인력 보강, 소방관 처우 개선" 한목소리
중앙선관위원장의 이례적 국감 참석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소방청 등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의원들 의사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부터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노태악 위원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남화영 소방청장. 2023.10.13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남화영 소방청장이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된 시점이 허위라는 지적에 대해 "기록하는 사람이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남 청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긴급구조통제단 가동 시점이 오전 10시 4분이 맞냐고 묻자 "맞다. 청주 서부소방서장이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올해 7월 15일 오전 8시 30분 무렵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폭우로 잠겨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사건이다.

긴급구조통제단은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크거나 발생했을 때 긴급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소방 임시 조직이다.

재난 대응 조치를 할 때 제반 인력을 활용할 권한을 갖게 되므로, 위험 정보를 파악하고도 도로 통제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용 의원은 "모든 자료가 통제단 가동 시점을 오송 참사 이전이던 오전 6시 30분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활용됐던 상황판에 '오전 6시 25분 서부소방서 비상소집', '6시 30분 통제단 가동. 소방서장 현장 지휘' 이렇게 명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사 이전에 통제단이 가동되고 있었다면 충북소방에 재난안전법상의 구체적인 법적 책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말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 청장은 "그렇게까지 말씀드릴 수는 없고, 서장이 오전 6시 40분에 출근했는데 6시 30분에 현장 지휘를 했다는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오전 6시 30분이라고 착오한 직원이 누구인지 묻는 말에는 "나한테도 보고가 안 됐기 때문에 알 수 없고,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도 통제단 가동 시점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용 의원과는 달리 통제단 가동이 사건 발생보다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참사 당시 타임 테이블을 보니 대응을 잘한 것 같지만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시인해야 유족분들과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소화전에 호스 연결하는 소방관들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울산 남부소방서 긴급출동 방해차량 강제처분 훈련에서 소방관들이 소화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하고 있다. 2023.5.26. jjang23@yna.co.kr

그외 질의들은 소방 당국에 대한 예산·인력·장비 보강 및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소방본부가 경찰의 절반 정도인데, 직급이 경찰과 비교하면 너무 부족하다"며 "본부장 밑이 과장인 것 등 중간단계가 없으니 열심히 일할 동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이 "중간 조직을 신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고 묻자 남 청장은 "하고 있고, 도와주시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교흥 행안위원장도 "중간 계급이 없으니 동기 부여가 안 된다"며 "청장님이 강하게 주장하면 우리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거들었다.

같은 당 송재호 의원은 "소방관들은 격무에 시달려도 연가도 못 가고, 야간에 화재 진압으로 출동하거나 구조·구급 활동을 해도 간식비를 3천원만 준다"며 "우리도 책임이 있으나 청장님이 먼저 배고프다고 강하게 이야기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대원들이 현장 출동 시 폭행당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해 우리 대원들이 더 안전하게 일선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출동 대원들이 신변 보호를 위해 착용하는 보디캠 등이 규정이 없어 불법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규정을 빨리 만들고 국회 보고 예산을 달라고 해라"고 역설했다.

소방관 출신인 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소방관들의 고충을 얘기하며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오 의원은 "소방관들은 지난해 이태원 사태 때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해 마지막까지 1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노력했다"며 "하지만 정부는 재난기본법에 따라 현장 실패의 모든 책임을 당시 소방 지휘관이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게 지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태원 사태 관련) 다른 피의자들은 이미 재판받고 있지만, 최 서장 및 조사받은 수십명의 소방관들은 기소 혹은 불기소 등 어떤 결론도 없이 오늘에 이르렀다"며 "한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소방관에게 재난 현장에서 발생한 희생의 과실이 있다고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니 이제 그만 어느 방향이든 결론을 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용혜인 의원은 마무리 발언으로 현재 경찰 수사 중인 재난망 관련 소방청 직원의 통신사 리베이트 요구 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업 계약 관련 자료 일체와 리베이트인 것을 인지한 이후 문제점들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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