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소회' 밝힌 곽빈 "안좋은 말에 너무 힘들었다… 몸살로 열 39도까지"

[잠실=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온 두산 베어스 우완 선발투수 곽빈(24)이 대회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곽빈은 13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109구를 던져 1실점 2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으로 호투하며 12승(7패)째를 올렸다. 곽빈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97에서 2.90으로 소폭 하락했다. 곽빈의 활약 속에 두산은 6위 KIA를 3-1로 잡고 KIA의 가을야구 의지를 꺾었다.

이날 경기는 두산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두산은 KIA의 추격을 따돌려야 했다. 12일 기준으로 두산은 6위 KIA와 2경기차 5위에 자리했다. 4위 NC 다이노스와는 0.5경기, 3위 SSG 랜더스와는 1경기차였다. 만약 두산이 이날 KIA에 진다면 졸지에 5강을 놓고 싸워야 할 형국이었다. KIA와의 맞대결이 사실상 올 시즌 두산의 운명을 정하는 경기가 됐다.

팀의 무게감을 짊어질 '에이스'로 나선 곽빈. 그렇게 맞이한 경기에서 곽빈은 에이스의 품격을 선보였다. 시속 150km 안팎의 강력한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섞어 KIA 타자들을 잠재웠다. 곽빈의 뛰어난 구위에 KIA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6이닝 동안 '109구 역투'와 더불어 곽빈은 아시안게임에 등판하지 못하면서 우려를 샀던 자신의 몸 상태도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이날 호투에 대해 "대표팀에서 밸런스가 제일 좋았었는데 담 증세 때문에 감을 잃어버렸었다. 오늘(13일)도 초반에 안 좋았다. 하지만 코치와 타자들이 도와줘서 마음 편하게 던졌다. 이번 경기를 통해 '내가 보여주자'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여한 곽빈은 등 담 증세로 대회에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당초 곽빈은 대만전 선발투수로 거론됐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대회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이에 곽빈은 한국의 금메달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너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에 대해 곽빈은 "슈퍼라운드 중국전부터 대기했다.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도 2회부터 팔을 풀었다. (문)동주가 너무 잘 던져서 등판하지 않았다. 경기 후반에는 필승조에게 맡기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하자면 길다. 먼저 홍콩전을 앞두고 몸을 풀었다. 이때 담이 왔다. 트레이너 파트에 던지고 싶다고 말했는데, 휴식을 갖자는 말이 나와서 그렇게 했다"며 "다음 날 캐치볼을 하려 했는데, 감기 몸살이 왔다. 열이 39도까지 가서 방에서 혼자 끙끙댔다. 그 다음 아침에 링거 주사를 맞고 담 풀리는 주사를 3번 맞았다. 이후에도 근육을 풀어주는 침 치료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대회에서 소중한 경험을 치른 점은 선수 개인에게 큰 자산으로 남을 터. 곽빈은 "아시안게임에 참여한 동료들을 볼 때마다 '미안하다'고 했다. 아파서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다들 괜찮다고 격려를 많이 해줬다"며 "대표팀에 또 뽑히게 되면 그때는 정말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dudrjs70@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