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구’ 금메달 그 이후, 곽빈의 심경 토로 “정말 힘들고 미안했다…다음 국제대회 때는 꼭 보여주고파”[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2023. 10. 1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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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곽빈이 13일 잠실 KIA전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담 증세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돌아왔던 두산 곽빈(24)이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곽빈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2안타 2볼넷 9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12승째(7패)를 올렸다. 3-1로 승리했다.

또한 5위 두산은 6위 KIA와의 격차를 3경기까지 벌리며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키웠다.

두산 곽빈이 13일 잠실 KIA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이날은 곽빈의 복귀전이었다. 곽빈은 지난 8일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일원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항저우로 떠나기 직전 자체적으로 열린 연습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기도 했다. 조별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대만전 선발로 거론될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대회 개막 후에는 등의 담 증세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공 하나도 던지지 않고 병역 혜택을 받은 곽빈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곽빈은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곽빈으로서는 지난달 18일 KIA전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리그 경기를 치르게 된 데다 그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이겨내야만 했다.

곽빈은 중압감을 이겨내고 총 109개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최고 152㎞의 직구(35개), 슬라이더(54개), 커브(12개), 체인지업(8개) 등을 고루 섞어 던졌다.

경기 후 곽빈은 비로소 그간의 심경을 밝힐 수 있었다. 그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문동주(한화)나 다른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슈퍼라운드 중국전부터 대기를 하고 있었다던 곽빈은 “중국전에서 피칭도 하고 대만과의 결승에서도 2회부터 팔도 풀었는데 (문)동주가 다행히 너무 잘 던졌고 후반에는 필승조들이 있으니까 맡기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담 증세를 느낀 건 대회 첫 경기였던 홍콩과의 조별리그 경기였다. 곽빈은 “경기를 2시간 앞두고 몸을 풀다가 담이 와서 트레이너에게 말했다. 무리하지 말고 쉬어보자고 해서 쉬었다. 그 다음날에는 캐치볼도 소화했는데 그날 밤에 또 몸살이 왔다”고 말했다.

당시 곽빈은 열이 39도 가까이 될 정도로 크게 몸살을 앓았다. 그는 “밤새 끙끙대다가 아침에 링거 주사를 맞고 담이 풀리는 주사를 3대나 맞았는데도 담이 안 낫더라”며 “그래서 이제 근육을 풀어주는 침을 맞았는데 그 때부터 담이 좀 풀려서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금메달을 차지한 뒤에도 곽빈은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가 볼 때마다 미안하다고 했다. 동료들에게 ‘내가 도움이 될 지는 모르지만 아파서 너무 마음 불편하다’라고 했고 형들, 동생들이 너무 격려를 많이 해줬다”고 고마움도 표했다.

비록 경기에서 던지지 못했지만 곽빈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했다. 그는 “대만 투수들도 보고 일본 투수들도 봤는데 엄청 좋더라. 나는 아직 그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좀 겸손해지는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다행히 이날 호투로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냈다. 곽빈은 “다음 대표팀에 또 뽑히게 되면 그때 정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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