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 생가터서 중국 동전 발굴…‘백제 교류 관문’ 익산
[KBS 전주] [앵커]
익산 서동 생가터 발굴 현장에서 중국 북조 시대 동전이 발견됐습니다.
익산이 당시 국제 교류가 활발했던 백제의 외교 관문이었단 점을 엿보게 할 사료로 평가되는데요.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백제 무왕의 탄생 설화가 녹아있는 서동 생가터.
밭으로 쓰던 땅을 걷어내자 흙 속에서 갈색 토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뚜껑을 열자 동전 다섯 개가 열 십(十) 자 모양으로 담겨 있습니다.
나쁜 기운을 누르고 평안을 기원하며 건물 아래 제기를 묻은 거로 추정되는데, 함께 발견된 동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동전의 이름은 '오행대포'.
중국 남북조시대인 5백74년, 북조에서 발행한 동전으로 백제 사신이 다녀오는 길에 가져온 거로 보입니다.
이 시기 북조 동전이 국내에서 발견된 건 처음인데, 당시 익산이 백제의 국제 교류 중심지였단 사실을 뒷받침하는 사료로 평가됩니다.
[김규정/전북문화재연구원장 : "국제적인 교류를 하면서 그쪽에 있는 동전들을 받아들이고, 위덕왕은 잘 알다시피 남조와도 활발히 교류했습니다. 북조 뿐 아니라 남조와도 교류하고 여러 가지…."]
지난해엔 백제의 과학 기술 수준을 엿보게 하는 대규모 석축 저온 저장고가 발굴된 현장.
구릉을 따라 곳곳에서 기둥을 세워 건물을 지었던 흔적들이 드러났고, 우물과 배수로, 기와 등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미륵사지나 왕궁, 쌍릉 등 상징성을 지닌 유적에서 한 발 더 나가, 백제인들이 실생활 했던 공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셈입니다.
[최완규/원광대 역사문화학부 명예교수 : "이쪽 지역의 발굴은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건물의 발견과 더불어서 익산 지역이 백제 왕도였단 걸 뒷받침할 수 있는…."]
세 차례에 걸쳐 발굴을 이어 온 익산시와 문화재청은 주변으로 조사 영역을 넓히고 '백제 왕도' 복원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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