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실속無' 클린스만호, '괴물수비+헤딩 한방' 김민재 덕에 이겼다[스한 스틸컷]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클린스만호가 튀니지를 상대로 전반전 실속 없는 축구를 펼쳤다. 팀플레이에서 아쉬움만 가득했던 가운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수비에서 활약해 준 덕에 후반전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0월 A매치 평가전 튀니지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10분-12분 이강인, 후반 22분 김민재가 유도한 상대 자책골, 후반 추가시간 1분 황의조의 골로 4-0 승리를 거뒀다. A매치 2연승이다.

클린스만은 지난 9월13일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 감독 부임 후 6경기(1승3무2패) 만에 첫 승을 거뒀다. 31년의 대표팀 전임 감독제 역사를 가진 한국 축구에서 첫 승까지 가장 오랜 기간 걸린 감독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경기 선발라인업에 골키퍼 김승규, 수비수 이기제-김민재-정승현-설영우, 중앙 미드필더에 홍현석-박용우, 2선에 이재성-이강인-황희찬, 최전방에 조규성을 내세웠다. 4-2-3-1 포메이션. 황인범이 원래 선발 라인업에 들었지만 경기직전 워밍업 중 부상으로 홍현석으로 선발이 바뀌게 됐다. 주장 손흥민은 몸상태가 좋지 못해 벤치에서 시작했고 주장 완장은 김민재가 찼다.

이날 상대 튀니지는 최전방에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며 드리블에 강한 유세프 므사크니를 뒀다. 우선 수비에 집중한 후 빠른 스피드로 한국의 뒷공간을 노리겠다는 심산.

하지만 튀니지의 전략은 김민재의 수비에 의해 틀어막혔다. 이날 손흥민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김민재는 전반 12분 순간적으로 상대 미드필더를 압박하고 공을 뺏어 빠르게 전진했다. 전반 20분에는 투니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황희찬에게 하프라인에서 한번에 뽑아주는 긴 패스를 정확히 전달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서도 '뮌헨 주전'다운 클래스를 보였다. 전반 28분 튀니지가 한국의 왼쪽 측면을 공략하자 직접 왼쪽으로 빠져 공을 탈취했다. 김민재는 이후 전방으로 연결해준 공을 조규성이 상대에게 뺏기자 공을 잡은 튀니지 미드필더 한니발 메즈브리를 압박해 공 소유권을 되찾았다. 괴물의 신들린 연속수비였다.

한국은 튀니지에 경기력 우세를 점했음에도 상대를 위협하는 결정적인 장면을 전반 내내 만들지 못했다. 김민재의 센스있는 수비가 없었다면 상대의 빠른 역습에 오히려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었다.

김민재의 수비 덕에 전반전을 버틴 한국은 이강인이 후반 10분, 후반 12분 멀티골을 터뜨린 덕에 2-0으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수비에서 빛나던 김민재는 후반 22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이 상대 자책골로 이어지며 쐐기골에 큰 지분을 갖게 됐다.

사실상 김민재가 클린스만호를 먹여 살린 튀니지전이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