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전 현장분석] "손흥민없는 평가전, 이강인 완벽히 지배했다!" 2골-1어시 '환상 감차' 이강인 앞세워 한국, 튀니지 4-0 대파

류동혁 2023. 10. 13. 21: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튀니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이강인이 선제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13/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튀니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이강인의 어시스트로 김민재가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는 선수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13/

[상암=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손흥민은 벤치를 지켰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이강인(22·PSG)이 있었다.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면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한국은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앞세워 아프리카 강호 튀니지를 4대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A매치 2연전의 마지막 경기 베트남 평가전을 치른다.

이강인은 후반 10분 환상적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기록한 뒤 2분 뒤 또 다시 왼발 강슛으로 튀니지의 골문을 흔들었다. 후방에서 '철벽'을 쌓은 김민재가 헤더로 세번째 골까지 기록했다. 골의 시발점이 된 코너킥도 이강인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인저리 타임, 교체 투입된 황의조마저 역습 상황에서 깔끔한 오른발 슛으로 튀니지 골망을 갈랐다.

이날, 한국은 손흥민이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부상 방지 차원의 벤치행.

4-2-3-1 포메이션을 선택한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최전방 원톱에 조규성(미트윌란), 2선에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을 배치했다.

박용우(알 아인)와 홍현석(헨트)이 3선, 4백은 이기제(수원)-정승현(울산)-김민재(바이에른 뮌헨)-설영우(울산)였다. 골키퍼는 김승규(알 샤밥).

당초 3선에는 황인범(즈베즈다)가 배치됐지만, 경기 직전 갑자기 스타팅 멤버가 바뀌었다. 황인범이 경기 전 몸을 풀던 도중, 몸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교체됐다.

알제리는 4-3-3 시스템. 아슈리, 메브리, 므사크니가 스리톱. 마알울, 스키리, 라이도우니, 케츠리다가 2선, 압디, 탈비, 메리아가 3백. 다흐멘이 골키퍼.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튀니지의 경기, 손흥민이 벤치에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13/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튀니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황희찬이 드리블하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13/

▶전반전

경기가 시작됐다. 한국은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적극적 공세를 초반부터 시작했다.

튀니지는 사실상 5백 형태로 시작했다. 전반 초반, 한국의 파상공세를 막고 역습을 노리기 위한 의도.

치열한 미드필드의 공방전. 마치 태풍 전야처럼 물밑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다. 전반 10분부터 김민재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김민재는 중원까지 전진, 두 차례나 튀니지 선수들을 쓰러뜨리면서 강력한 압박을 보였다.

전반 16분 김민재가 기습적으로 중원까지 드리블.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 이강인이 중원을 헤집으면서 튀니지의 3백을 가장한 5백을 흔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18분 김민재의 절묘한 패스가 왼쪽 사이드로 들어가는 황희찬에게 연결. 크로스가 부정확했지만, 위력적 장면이었다. 곧이어 이강인의 전방 압박에 의한 스틸, 조규성이 오른발 '감차'가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의 파상공세였다. 단, 전반 24분, 튀니지의 다흐멘 골키퍼가 불편함을 호소했다. 갑자기 경기 흐름은 끊어졌다.

경기는 다시 속개됐다. 여전히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날카로운 크로스가 2차례 올라갔지만, 결정적 찬스가 만들어지진 못했다.

전반 27분 김민재의 위력이 나왔다. 튀니지 베테랑 공격수 므사크니의 사이드 돌파. 하지만 김민재가 따라간 뒤 강력한 몸싸움으로 볼을 뺏어냈다. 므사크니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클래스의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단, 튀니지의 수비는 확실히 탄탄했다. 한국이 계속 문전을 두드렸지만, 결정적 골 찬스를 만들진 못했다. 튀니지는 계속 수비라인을 내리고 5백을 고수하면서 탄탄하게 골문을 잠궜다.

전반 30분까지 한국은 쉴 새 없이 두드렸지만, 튀니지의 수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민재의 위력적 전진 패스, 황희찬의 날카로운 침투, 이강인의 사이드 돌파, 그리고 황인범 대신 나온 홍현석의 강력한 활동력이 돋보였지만, 골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2% 부족했다. 결국 전반은 0-0,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한국의 강력한 압박과 중원 지배력은 인상적이었지만, 최전방 공격작업은 둔탁했다.

결국 한국은 전반,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손흥민의 공백이 아쉬웠던 전반전이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튀니지의 경기, 이강인이 두번�골을 터뜨리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13/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튀니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이강인의 어시스트로 김민재가 골을 넣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10.13/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튀니지의 경기, 김민재가 팀의 세번� 골을 터뜨리고 이강인 조규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13/

▶후반전

후반, 양팀은 좀 더 공격적이었다. 이강인의 절묘한 드리블에 의한 스루 패스. 황희찬의 왼쪽 돌파에 의한 크로스가 이어졌지만, 찬스가 연결되진 않았다.

후반 10분, 이강인의 절묘한 드리블에 의해 상대가 파울. 오른쪽 45도 PA 바로 앞이었다. 이강인에게는 '골든 존'이었다.

이강인의 환상적 감아차기가 나왔다. 알제리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겨 그대로 오른쪽 골대 상단에 꽂혔다. 골키퍼 다흐멘이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었다. 1-0, 드디어 고대하던 첫 골이 터졌다.

2분 뒤 또 다시 이강인이 번뜩였다. PA 안 혼전 상황. 이강인에게 걸렸다. 그대로 수비 한 명을 제친 이강인은 왼발로 골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골키퍼 다흐멘이 꼼짝할 수 없는 골이었다. 2-0.

전반, 압도적 점유율에도 골이 없었던 한국의 '크랙'은 이강인이었다.

후반 19분 다급해진 튀니지는 2명의 선수교체로 분위기를 전화하려 했다. 그러나, 이강인의 기세는 막을 수 없었다. 하프라인부터 폭풍같은 30m 드리블을 선보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이강인"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결국 기세가 오른 한국은 세번째 골까지 기록했다. 후반 22분 이강인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이번에는 김민재의 머리에 걸렸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만 무려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수비에서 철옹성을 자랑했던 김민재도 득점 레이스에 가담했다.

후반 인저리 타임, 황의조는 상암벌 축제에 대미를 장식했다. 역습 상황에서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튀니지 수비를 완전히 찢어놨다.

그동안 클린스만 호는 부진했다. 부임 이후 5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3무2패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사우디를 상대로 1대0으로 승리,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지만,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

이번 평가전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중동의 강호를 대비한 친선전이다.

A매치 2연전 결과에 따라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가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 거주 약속을 어겼다. 잦은 외국 출장과 외국 방송출연 등 외유가 지나치게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평가전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K리그 감독이라면 한국에 있어야 겠지만, 대표팀은 결국 국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국제적으로 상대가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경기를 치르는 지 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과도한 외유'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 나름의 논거는 있다. 단, 한국의 대표팀 감독은 기존 선수들을 잘 활용하는 것과 더불어, 잠재력이 높은 선수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A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 축구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K리그에서 잠재력 높은 선수를 발굴하고, A대표팀에서 테스트하는 것도 중요하다. 새롭게 취임한 상황임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소홀한 것은 사실이다. '과도한 외유'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진정한 이유다.

결국 '입증'의 문제다.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번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튀니지는 FIFA랭킹 31위의 아프리카 강호. FIFA랭킹 28위인 한국보다는 순위에서는 뒤져 있지만, 역대전적 1무1패로 한국이 뒤져 있다. 이날 대승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위기'를 넘겼다. 에이스 손흥민이 없었지만, 강력한 전방 압박과 이강인 김민재의 골로 오랜만에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최근 A매치에서 강력한 수비력을 입증한 튀니지를 상대로 3골을 넣었다는 점은 확실히 의미가 있다. 상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