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가격표 달고 태어난 ‘유령 아기’들···영아 매매 브로커의 세계
13일 오후 10시 KBS1에서 방송이 될 ‘추적 60분’은 1339회 ‘죽거나 팔리거나, 유령 아기 추적기 편’으로 영아 매매 브로커의 세계를 추적한다.
태어났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기들이 있다. 이른바 ‘유령 아기’로 불리는 출생미신고 아기들이다. 이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죽거나, 버려지거나, 혹은 돈을 주고 사고파는 거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세상의 빛을 보자마자 보이지 않는 가격표를 몸에 달고 옮겨지는 이 아기들의 사연은 무엇일까. 추적60분이 출생미신고 영아 매매의 실태를 추적해 보았다,
마치 상품처럼 거래돼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아기들이 현실에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영아 매매. 특히, 영아 매매는 전문 브로커가 있어 출산 전부터 임산부에게 접근해 마치 예약구매처럼 임산부와 구매 희망자를 연결해 준다. 우리는 최근까지 활동했다는 영아 매매 브로커를 어렵게 만나, 은밀한 아기 매매의 실태를 직접 들어보았다. 브로커뿐 아니라 돈을 수금하는 수금책, 상선 등 역할이 세분화된 조직도 있다는데. 수요와 공급이 있는 한 없어질 수 없는 시장이라는 그들의 세계는 과연 어떤 것일까.
“갓 신생아는 2,000만 원까지 봅니다. 갓 신생아, 한 달이 안 된 애들.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최고는 5,000만 원”, “두 달이 넘어가고 석 달이 넘어가면, 가격이 내려가죠. 1,500만 원? 1,000만 원? 이렇게 되는 거죠” (전직 영아 매매 브로커)
제작진이 10대 임산부로 가장해 온라인에 출산 이후가 고민된다는 글을 남기자 곧이어 수많은 댓글과 메시지가 쏟아졌다. 우리는 그 중 출산기록을 남기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이와 본인의 이름으로 산부인과 병원 진료를 권한 이를 직접 만나보았다. 과연 그들이 말했던 선한 ‘도움’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합법적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도대체 누가 왜, 불법을 감수하며 아기를 팔고, 사는 것일까. 제작진은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는 19세 미혼모를 만나 출생기록을 남길 수 없어 불법 입양을 고려하고 있다는 그녀의 사연을 들어보았다.
“정말 하루에도 수십 번 유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일같이 했으니까...” (미혼모 김수정씨, 가명)
제작진이 만난 영아 구매 희망자들은 아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입양 절차의 문턱을 넘지 못해 고민하는 난임부부만이 아니었다. 아이를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거나 그 목적을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개인입양’이라는 이름으로 횡행하지만 엄연히 불법인, 욕망만으로 허용될 수 없는 영아매매의 민낯을 이들을 통해 들여다본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영아 살해 사건이 있다. 2018년, 19년에 출산한 아기들을 살해해 본인 집 냉동고에 보관해 왔던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이다. 태어난 지 4년이 넘도록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유령 아기’였던 이들의 존재에 대해 이웃들은 물론, 심지어 아기들의 아빠조차 몰랐다고 주장했는데. 이 사건 이후 쓰레기통, 야산 등 아기가 있을 곳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장소에서 영아들의 시신이 발견됐고, 유령 아기들의 흔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국민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줬지만 국가적으로 아동보호 제도(개선)의 상당한 계기가 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원 냉장고 영아 사건 김영필 수사팀장)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은 보건복지부의 출생미신고 아동 전수조사로 이어지면서, 태어났지만 부모나 정부의 보호 밖에서 존재해 온 ‘유령 아기’들에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특히 추적60분은,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 수사팀장을 언론 최초로 인터뷰하여 냉장고 사체 발견 당시의 현장과 사건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아이를 이렇게도 놓칠 수가 있구나...” 적발이 힘든 영아 매매에서 아동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덧붙인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의 말이다. 위험에 노출된 출생미신고 아동 문제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는 최근 출생통보제, 보호출산제 법안을 연달아 통과시켰지만, 찬반이 대립하는 만큼 올바른 시행을 위해서는 고려되고 준비되어야 할 사항이 많다. 위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법적 제도의 쟁점을 추적60분에서 취재했다.
아이 양육을 혼자서는 평생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고 베이비박스에 아동 유기를 고민했지만,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다시 아기를 키우기로 결심했다는 지영씨.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미래는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태어나자마자 죽거나, 팔리는 유령 아기들은 유령의 탈을 벗고 다시 우리 옆에 나타날 수 있을까.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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