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박정훈 대령 휘하에 있던 중수대장 조사
해병대 수사 외압 관련 참고인…채 상병 사건 수사 이첩·회수 등 물어
경북청 관계자 일부도 면담…김계환 사령관 등 ‘윗선’ 수사 이뤄질 듯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최근 박모 해병대 중앙수사대장(중령)을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중령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사진) 휘하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채모 상병 사건 수사를 함께한 인물이다. 그는 국방부 검찰단이 경북경찰청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자료를 회수하고 박 대령을 항명 혐의로 수사하기 시작한 일련의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사건 주요 관계자이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대환)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6일 해병대 중수대장인 박 중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공수처는 박 중령을 상대로 채 상병 사건 이첩 경위와 국방부가 경북경찰청에서 사건을 회수할 때 전후 사정, 박 대령이 보직해임된 직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의 통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24일 박 대령 보직해임일인 8월2일 직후 박 중령과 김 사령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공개된 통화 내용에 따르면, 당시 김 사령관은 “어차피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다. 정훈이(박 대령)가 답답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박 중령은 “맞습니다. 기록도 있고”라며 “너무 외압이고 위법한 지시를 하고 있다고 다들 느끼면서”라고 답했다.
공수처는 최근까지 박 중령을 포함해 해병대 관계자들을 다수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사령관은 아직까지 참고인 조사 등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달 20일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에 수사팀을 보내 수사단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공수처는 이 과정에서 경북경찰청 관계자 일부에 대해서도 면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공수처는 참고인들에 대한 기초조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김 사령관 등 해병대 윗선과 국방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령 측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상태다.
공수처 특별수사본부는 해병대 수사 외압 사건 외에도 채 상병과 함께 실종자를 수색하다 생존한 병사 측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이날 A병장 어머니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A병장은 지난 7월19일 채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려 50m가량 떠내려간 뒤 구조됐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A병장은 최근 퇴원하고 부대로 복귀했으나 계속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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