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도 갈 걸?" 어르신 노렸다…다단계로 진화한 '코인'

고정현 기자 2023. 10. 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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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은 뒤에 돈을 가로채는 다단계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정현 기자 : 주로 '사기'나 '유사수신'으로 수사하고 처벌하는 건데, 사기 같은 경우에는 투자자 기망 행위의 고의성을 입증돼야 해서 수사가 꽤 시간이 걸리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유사수신'의 경우에는 미인가 상태로 자금을 모으면 처벌하는 법이라 기존 다단계 수사에서는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됐는데, 이 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금'이라는 카테고리에 가상자산이 없다 보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지점이 있고요. 그래서 적용이 쉽지 않은 지점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규제의 공백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건데요. 1단계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현재 내년부터 시행이 되고요. 이제 발행과 사업자 규제, 금전성 인정 여부에 대한 추가 입법이 절실한 사항입니다. 그리고 어르신 분들, 굉장히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원금과 이 고수익을 동시에 보장하는 약속이건 거의 절대다수가 돌려 막기 구조라는 걸 꼭 명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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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은 뒤에 돈을 가로채는 다단계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코인, 이러면 젊은 사람이 많이 할 거 같은데 피해자 가운데는 오히려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고정현 기자가 취재한 내용 보시고 이 내용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수익 구조 설명이 한창입니다.

[KOK토큰(코인) 운영자 : 먹고 튀어야 될 하등의 이유가 없고, 돌려 막기 해야 될 하등의 이유가 없단 이 얘기예요.]

월수익 20% 보장,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추가 수수료 지급, 전형적인 다단계 방식입니다.

일명 '콕토큰', 투자자만 1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운영 업체가 사라지면서 현재 원금도 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피해자 4천 명을 조사한 결과, 50대와 60대가 각각 25%, 70~80대는 30%에 달해 노령층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60대 심영순 씨는 신뢰하는 지인의 권유라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습니다.

[심영순/KOK토큰(코인) 60대 피해자 : (이 앱은 누가 까아주신 거예요?) 그 전도사가 깔아줬지. 그 위에 스폰서. 없더라고, 잔고가 0이야. 그러면 이상한 거 아니에요?]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노립니다.

[백 모 씨/KOK토큰(코인) 70대 피해자 : 유튜브로다가 강의를 하고, 또 실무 교육을 시켜. 사람들 모아놓고. 그 교육만 받으면 다 가게 돼 있어. 기자님도 가.]

과거 건강식품이나 화장품 등이 노인 상대 단골 다단계 사기 품목이었다면, 최근 '코인'이 새 수단이 되고 있는 겁니다.

[임효승/법무법인 홍림 변호사 : 꾸준히 기망을 해요. 문자라든지 카카오톡이라든지 이런 거를 (통해) 수익 자료를 계속 보내주고. 제일 중요한 건 (사기조직이) 정말 환심을 사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어머니 어떠세요' '어르신 어떠세요']

현재 5개월 넘게 출금이 막힌 '와콘' 관련 가상자산 투자에도 기존 다단계 조직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모 씨/와콘 관련 가상화폐 60대 피해자 : (투자금액이) 20억 가까이 되고요. 전부 다단계 사람들(입니다.) 물부터 원래 다단계를 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물도 5천만 원씩 산 거예요.]

2018년 이후 누적된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 금액은 5조 6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이용한, 영상편집 : 박정삼, 자료제공 :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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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고정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피해 구제는 쉽나?

[고정현 기자 : 제가 만난 피해자들, 대부분 노후 자금을 날린 터라 상당히 타격이 컸습니다. 그런데 어르신 분들, 자신이 속았다는 것, 사기를 입었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는 것조차 시간이 걸립니다. 다단계 조직에서 현금화는 계속 막으면서, 현재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꾸민 자료를 계속해서 보여 주기 때문인데요, 그사이 투자 조직은 투자받은 금액을 다 빼돌리거나 이미 처분한 상태라, 수사 이후에도 피해 금액을 구제받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합니다.]
 
Q. 수사·처벌 사각지대는?

[고정현 기자 : 주로 '사기'나 '유사수신'으로 수사하고 처벌하는 건데, 사기 같은 경우에는 투자자 기망 행위의 고의성을 입증돼야 해서 수사가 꽤 시간이 걸리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유사수신'의 경우에는 미인가 상태로 자금을 모으면 처벌하는 법이라 기존 다단계 수사에서는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됐는데, 이 법이 규정하고 있는 '자금'이라는 카테고리에 가상자산이 없다 보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지점이 있고요. 그래서 적용이 쉽지 않은 지점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다 보니 가상자산 규제의 공백을 악용한 사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건데요. 1단계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현재 내년부터 시행이 되고요. 이제 발행과 사업자 규제, 금전성 인정 여부에 대한 추가 입법이 절실한 사항입니다. 그리고 어르신 분들, 굉장히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원금과 이 고수익을 동시에 보장하는 약속이건 거의 절대다수가 돌려 막기 구조라는 걸 꼭 명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정현 기자 y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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