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 때 이스라엘 마을 지도 보유…애초 민간인 노렸다”
WSJ, 전장서 확보한 문건 보도
‘기밀’ 문서엔 인질 납치 계획도
CNN “2년 전부터 국경서 훈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오래전부터 준비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당국이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이스라엘군이나 민간인의 반격으로 사망한 하마스 대원들의 시신 및 현장에 대한 수색 과정에서 아랍어 문건들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하마스가 치밀하게 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 문건들은 하마스의 공격이 처음부터 군사시설 이외에 민간인 밀집 지대와 인질 포획을 노리고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텔아비브 대학의 팔레스타인 연구 포럼 책임자인 마이클 밀슈타인은 WSJ에 “그들(하마스 대원들)은 목표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면서 “과거 하마스가 이 정도 수준으로 계획을 세웠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아랍어로 ‘기밀’이라고 적힌 14쪽 분량의 한 문건에는 가자지구 인근 키부츠 ‘메팔심’을 공격해 주민들을 인질로 잡는다는 계획이 적혀 있다고 WSJ는 전했다. 날짜가 2023년 6월15일로 명시된 이 문건에 따르면 대원 5명과 지휘관 1명으로 구성된 2개 팀이 “ ‘Y’일 ‘S’시”에 작전을 수행한다고 나와 있다. 다른 대원들이 지원 사격을 하는 동안 공격조가 보안 울타리에 구멍을 내고 침투한 뒤 인질들을 사로잡아 향후 ‘협상’에 활용한다는 계획도 적혀 있었다. 지난 7일 메팔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대응으로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으나 베리와 카파르 아자 등에서는 다수의 사망자와 인질이 발생했다.
가자지구 인근 오파킴을 공격한 하마스 대원들의 시신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유대교 사원, 유치원 등이 표시된 지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남부의 한 마을에서는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마을들의 위치와 이름이 적힌 지도가 발견됐다. 이스라엘 군기지와 위치, 기지까지의 도로 위치가 담긴 문건도 나왔다. 이스라엘 장갑차 8종의 사진과 함께 해당 장갑차량들의 취약점을 어떤 무기를 사용해 공략해야 하는지가 적힌 문건도 발견됐다.
CNN도 이날 하마스가 최근 2년 동안 공개한 훈련 영상을 자체 분석해, 이때부터 이미 현 상황이 예견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분석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잇는 보행자 통로인 에레스 교차로와 가까운 지점에 훈련 시설을 최소 6곳 마련해 모의 전투를 진행했다. 훈련장 중 두 곳은 국경에서 불과 1.6㎞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CNN은 “하마스가 최소 2년 동안 눈에 다 보이게 훈련했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이 왜 지난 7일의 공격을 포착하고 막을 수 없었는지에 대해 추가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조나단 콘리쿠스 중령은 CNN의 조사 결과에 대해 “하마스는 많은 훈련 거점을 가지고 있고 이스라엘은 그동안 거점들을 공격해 왔다”면서 “하마스가 훈련 시설을 민간 시설처럼 보이게 위장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은 “5개 훈련 장소는 민간 시설의 특징을 갖고 있지 않으며, 건설 및 배치 방식이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정원식·김서영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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