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게임노트] ‘9회 극적 끝내기’ 가을바람 탄 SSG, 키움 꺾고 3연승… 3위 사수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가을 바람을 탄 SSG가 10월의 질주를 이어 가며 치열한 싸움에서 3위를 지켰다.
SSG는 1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 경기에서 선발 오원석의 6이닝 1실점 호투,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과 상대 실책까지 묶어 3-2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기록한 SSG(74승64패3무)는 4위 NC, 5위 두산의 추격에서 3위를 사수했다. 반면 이날이 시즌 최종전이었던 키움(58승83패3무)은 자력으로 최하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SSG 선발 오원석은 경기 초반 숱한 위기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비록 9회 실점으로 승리가 날아가기는 했지만, 6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병살타 3개를 유도하면서 위기를 잘 진화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오원석은 시즌 첫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힘을 냈다.
2-1로 앞선 7회 바턴을 이어 받은 노경은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시즌 29번째 홀드를 수확했다. 노경은은 이날 투구로 시즌 80이닝을 돌파했다. 만 39세 이상 선수가 순수하게 불펜에서만 80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2015년 한화 박정진(96이닝) 이후 노경은이 처음이다. 고효준도 홀드를 기록했다.
타선은 점수를 많이 뽑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승리에 필요했던 3점을 기록했다. 최주환이 수훈갑이었다. 최주환은 이날 2회 결승 홈런을 포함해 2안타를 기록했다. 최주환의 2회 홈런은 시즌 20번째 홈런으로, 개인 통산 두 번째 20홈런이자 와이번스-랜더스 프랜차이즈에서는 처음으로 2루수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 외에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고, 최지훈 한유섬이 안타 하나씩을 추가했다.
반면 키움은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5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지만 승리와 인연이 없었고 패전을 지우는 데 그쳤다. 후라도는 올 시즌 30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기염을 토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윤석원 조영건 김재웅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실책이 아쉬웠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김혜성이 1안타 2볼넷, 2번 도슨이 2안타로 활약했지만 찬스를 잘 살리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다. 1~3회 모두 병살타가 나왔고, 찬스 때 응집력도 떨어졌다. 그나마 1-2로 뒤진 9회 나온 김휘집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박수종 박찬혁은 안타 하나씩을 보탰다.
◆ 최정도 없고, 이정후도 없고, 경기 초반은 주거니 받거니
SSG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정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직전 10월 10일 광주 KIA전에서 3루를 돌다 홈으로 뛰어오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꼈다. 심한 상태는 아니지만 일주일 정도는 보호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1군에서 빠졌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감각이 나쁘지 않았던 편이라 갈 길이 바쁜 SSG로서는 더 뼈아픈 손실이었다.
최지훈 박성한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걸고 돌아온 SSG는 이날 추신수가 지명타자로 다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최지훈(중견수)이 2번에 배치됐다. 최정이 빠진 중심타선은 한유섬(우익수)-에레디아(좌익수)-박성한(유격수)으로 구성됐고, 오태곤(1루수)-최주환(2루수)-김성현(3루수)-김민식(포수)이 하위타선을 이었다. 최정이 빠진 자리는 베테랑 김성현이 대신 3루에 들어갔다.
이날이 시즌 최종전이라 많은 팬들이 원정길에 나선 키움은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가 아쉽게도 발목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다만 후라도는 예정대로 선발 등판했다. 타순은 김혜성(2루수)-도슨(중견수)-이주형(지명타자)-김휘집(유격수)-송성문(3루수)-임지열(1루수)-박수종(우익수)-김재현(포수)-박찬혁(좌익수) 순으로 이어졌다.
경기 초반은 사실 키움의 흐름대로 갈 수 있었다. 키움은 1회부터 SSG 선발 오원석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1회 선두 김혜성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도슨이 우전 안타로 뒤를 받치며 1,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이주형까지 볼넷을 골라 베이스를 꽉 채웠다.
기회를 잡은 키움은 김휘집이 끈질긴 승부 끝에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이어진 1사 1,3루에서 송성문이 2루수 방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끊겼다.
그러자 SSG는 1회 반격을 개시했다. 선두 추신수가 볼넷을 골라 후라도를 괴롭혔다. 무사 1루에서 최지훈의 1루 땅볼로 1사 2루가 됐고, 한유섬이 우전 안타로 2루 주자 추신수를 3루까지 보냈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는 에레디아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SSG도 이후 박성한이 3루수 땅볼, 오태곤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얻지 못했다.
키움은 2회 선두 임지열이 볼넷을 얻었으나 박수종의 희생번트가 시도가 포수 플라이로 연결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김재현이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치며 흐름이 뚝 끊겼다.
반대로 SSG는 1-1로 맞선 2회 선두 최주환이 후라도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최주환은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버티더니 후라도의 6구째 커브를 잡아 당겨 자신의 시즌 20번째 홈런을 만들었다. 최주환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20홈런 달성이자, 와이번스-랜더스 프랜차이즈 2루수 부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는 순간이었다.
◆ 오원석-SSG 불펜 대분전, 김휘집 홈런, 하지만 치명적 실책
키움은 1-2로 뒤진 3회 선두 박찬혁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이어 김혜성 타석 때 폭투로 2루를 밟았다. 여기서 김혜성이 볼넷을 고르며 무사 1,2루라는 또 한번의 추격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오원석이 흔들리지 않았다. 오원석은 도슨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더니, 이주형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며 또 불을 껐다. 이주형이 1루를 먼저 밟았다며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으나 판독 결과 병살타로 확정됐다.
이후로는 양팀 모두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1점 차이가 계속 이어졌다. 키움은 4회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SSG는 4회 2사 후 최주환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으나 후속타가 없었다.
키움은 5회 선두 박수종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이번에도 득점이 없었다. 1사 1루에서 박찬혁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후 김혜성이 볼넷을 기록했고 이어진 2사 1,2루에서 도슨이 우전 안타를 쳤다. 하지만 SSG 우익수 한유섬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뛰던 김재현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수비로 1점을 지켰다. 다만 SSG도 6회 무사 1루 기회에서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며 불안한 리드가 이어졌다.
오원석이 6회까지 1실점으로 막은 가운데 7회부터는 SSG의 베테랑 불펜들이 힘을 냈다. 7회 마운드를 밟은 노경은은 임지열 박수종 전병우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8회에도 선두 예진원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네 타자 모두 삼진이라는 완벽한 투구를 한 노경은의 다음을 이은 고효준 또한 김혜성을 삼진으로, 도슨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승리를 향한 발판을 놨다.
SSG는 2회 이후 공격이 계속 무기력했지만 마운드가 버티면서 1점 리드를 이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2-1로 앞선 9회 마무리 서진용이 일격을 얻어 맞았다. 서진용은 선두 이주형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힘을 냈다. 하지만 김휘집이 그렇게 어려웠던 1점을 한 방으로 만들어냈다.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서진용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때렸다. SSG 좌익수 에레디아가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글러브를 외면했다.
다만 서진용이 이후 추가적인 실점이나 위기를 허용하지는 않았다. 2-2로 맞선 9회 SSG의 반격이 시작됐다. 문성현이 9회 등판한 가운데 선두 박성한이 침착하게 공을 보며 볼넷을 골랐다. 이어 오태곤이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를 만든 상황에서 키움은 최주환을 고의4구로 걸렀다.
1사 1,2루에서 SSG는 김성현이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2루 주자 박성한이 스타트를 끊어 3루로 들어가 2사 1,3루가 됐다. 여기서 SSG는 대타 하재훈 카드를 꺼내들었고, 하재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만루가 됐다. 2사 만루에서 팀의 맏형인 추신수가 경기를 마무리하는 득점을 책임졌다.
1,2루 사이로 빠지는 타구를 1루수 임지열이 몸을 날려 잘 잡기는 했지만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는 문성현에게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이를 흘려 결국 추신수가 먼저 1루를 밟고 끝내기가 만들어졌다. 이는 실책으로 기록됐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원석이가 부담스러웠을 텐데 중요한 경기에서 큰 역할을 했다. 1회 위기 잘 넘기고 호투해 승리의 발판이 됐다. 경은이가 불펜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좋은 피칭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효준이도 그렇고 진용이도 실점했지만 잘 막았다"면서 "신수가 끝내기 상황에서 전력질주 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집중력과 이기고자 하는 의지들이 돋보인다. 이제 3경기 남았다. 계속해서 힘냈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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