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의대 신입생 늘어난다… 드라마틱하게 확대할까 [오늘의 정책 이슈]
13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증원 규모와 증원 방식, 연도별 증원 계획 등이 담길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수차례 확인했던 대로 확대 시기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다.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붕괴하고 있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인 만큼 대통령실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에 의대 정원이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의대 정원 3058명은 2006년 이후 그대로다. 2000년 의약분업 도입에 반발한 의사단체 요구로 4년간 351명을 줄여나간 게 마지막 조정이었다. 2020년 문재인정부 당시 의대 정원 확대를 시도했으나 의협과 전공의단체가 집단 진료 거부 등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무산됐다.
의대 정원 확대 규모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적게는 의약분업 때 줄었던 351명을 늘리는 방안 △정원이 적은 국립대 중심으로 521명을 늘리는 방안 △1000명 이상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돼왔다. 연 300∼500명씩 늘리는 방안이 유력한데 ‘드라마틱’한 인상을 바라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와 확대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의사를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전문가마다 제각각이다. 앞서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6월 ‘의사인력 수급 추계를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 “현재(2019년) 의료 이용 수준으로 평가한 의사인력의 업무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인구 최대치가 전망되는 2050년 기준 약 2만2000명(한의사·치과의사 제외) 이상의 의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해마다 의대 정원을 5%씩 증원하면 필요 의사인력에 가까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지난 11일 국감에서 복지부 내부 자료를 근거로 2024년부터 해마다 1000명씩 정원을 늘려 의사 1만여명을 추가로 양성해도 2035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한의사 제외)는 3.0명에 그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035년 평균 예측치인 1000명당 4.5명과 비교해 66.7% 수준이다.
의대 정원 확대에 의료 공급자 격인 의사단체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의료 수요자인 국민은 찬성하는 비율이 높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13~19일 전국 20~60대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대 정원 증원 규모와 관련해 응답자의 24%(241명)가 ‘1000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300~500명 내외’ 16.9%(170명), ‘500~1000명 내외’ 15.4%(154명) 순이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한 뒤 터져 나올 의사단체의 거센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정부가 증원 계획을 서둘러 발표하는 것도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다. 내년 9월 수시모집부터 2025학년도 대입이 시작되는데 이를 위해선 4∼5월쯤 의대 정원 배분이 마무리돼야 한다. 의사단체는 의사 수보다 배분 문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올해 말 의대 정원을 두고 의정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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