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하나회 출신들과 별도 지휘·보고” 증언 나왔다

유새슬 기자 2023. 10. 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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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조사위, 계엄군 발포 책임 규명 근접…내년 6월 최종 보고서
발포명령 책임자 특정엔 “전두환 주도성, 핵심 측근 증언”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진압과 발포 책임이 전두환씨에게 있다는 결론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는 4년간의 조사 활동을 올해 말 마무리하고 내년 6월 최종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장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18 당시) 광주 총 26곳에서 54회의 발포가 있었다”며 “전씨의 핵심 측근들로부터 전씨의 주도성과 중심성에 대한 증언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주요 증거로 계엄군의 상급부대인 육군 2군사령부 문건의 필적 감정 결과를 언급했다. 1980년 5월23일자로 작성된 ‘광주권 충정작전 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에는 “閣下(각하)께서 ‘Good idea(굿 아이디어)’”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준봉 2군 작전참모의 글씨체가 유력하다는 필적 감정 결과를 조사위에 전달했다. ‘각하’로 지칭된 전씨가 진압작전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승인했다는 증거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송 위원장은 “위원회의 정밀한 검토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5·18조사위 ‘전두환, 하나회 출신들과 별도 지휘·보고’ 증언 확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압·발포 책임자를 전씨로 특정해도 무리 없나’라고 묻자 송 위원장은 “최종 증거와 증언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 위원장은 “광주에 진압군으로 투입됐던 군부대가 전부 하나회 출신인데 (전씨가) 그 하나회 출신들과의 별도 지휘·지시·보고 체계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며 “당시 육군·사단·작전 예규가 명시하는 자위권 발동 및 진돗개 발동 요건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광주에서 진압작전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등 여타 증거들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하나회가 지휘라인은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송 위원장은 “군 내 사조직이지만 당시 그 관계 속에서 (지휘체계가) 유지된 것 같다는 게 저희가 추적한 결론”이라고 답했다. 한 의원이 “하나회에 있던 사람이 (진압작전 당시) 어떤 직책을 수행했을 수는 있지만 (전씨가) 하나회 조직을 이용했다고 이야기하는 건 안 맞는 것 같다”고 하자 송 위원장은 “결코 그런 뜻은 아니었다. 과거 하나회 소속이었던 부대장들의 부대가 광주에 투입됐다는 뜻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송 위원장은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관련해 “7개 부대가 광주로 투입됐다. 1980년 5월21일 시민군이 무장하기 위해 광주공원 일대에서 무기를 나눠주고 사격연습을 했는데 이를 해산할 목적으로 광주시청에 헬기로 위협사격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탄을 쏜 계엄군의 증언이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전일빌딩에 있는 시민군을 향해 사격했다는 사실 등은 이미 공개된 사항이다.

조사위는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씨의 주장을 모두 실제와 대조해 확인했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지씨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송 위원장은 “5·18 당시 학살 책임을 북한으로 돌리는 것이 군의 명예회복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보고서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

전씨는 생전 5·18민주화운동 진압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2017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에서 내가 관여한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나는 계엄군의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지시하거나 실행하기 위한 그 어떤 회의에도 참석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대법원은 전씨에게 내란죄, 내란목적살인의 책임이 있다고만 했고 5·18 진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관련 학계, 법조계에서 동일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12월27일 출범한 조사위는 오는 12월26일 공식적인 조사 활동을 마무리한 뒤 내년 6월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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