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대피시킨 노인 혼자 넘어졌는데…소방관에 “500만원 달라”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 : 연합뉴스]

화재 현장 인근에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노인을 대피시켰다가 치료비를 물어달라는 민원을 받았다는 한 소방관의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골절상을 입은 할머니의 보호자로부터 민원을 받은 한 소방관의 사연이 올라왔다.

이 소방관은 화재 출동을 나가 화재가 발생한 집 옆집의 할머니를 대피시켰다. 이때 이 할머니가 이웃집으로 걸어가다 넘어져 골발골 골절상을 입었다. 그런데 그 아들이 대피하라고 한 이 소방관을 상대로 민원을 넣은 것이다.

소방관은 “(보호자가) 왜 집에 가만히 있는 노인을 나오라고 해서 다치게 했냐고 하더라”라며 “소방관은 그럴 의무가 있다고 말씀드리니 할머니를 끝까지 보살피지 않았다며 치료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요구했다. 합의 안 하면 소송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할머니를 대피시키고 바로 화재진압을 하러 갔다. 할머니는 혼자 걸어서 이웃집으로 대피했는데 저의 과실이 있냐”면서 “본사에서는 일단 찾아가서 사과하고 좋게 끝내라고 하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과하는 순간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라 치료비를 더욱 요구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소방관은 “오늘도 아들분이 연락해 ‘언론에 제보하고 소송 들어간다’고 하길래 그냥 그러라고 했다”면서 “저도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해야 하냐. 본사는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소방관의 의무를 다했는데 치료비를 물어주라니” “본인의 의무를 다한 사람에게 무슨 적반하장의 태도냐” “정말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저런 민원 받으면 힘이 쭉 빠질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