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목격자들⑥] "물질 자식에 못 권하죠"‥갯녹음 심해진 제주바다
[뉴스데스크]
◀ 기자 ▶
기후위기는 대기중 온도뿐 아니라 바다 온도도 뒤바꾸고 있습니다.
가파른 수온 상승으로 해조류가 사라지는 바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해양생태계가 연달아 붕괴하면서 해녀들의 삶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곳 제주 바다에서 기후위기를 목격하고 있는 해녀를 만났습니다.
◀ 리포트 ▶
해안가 탈의장에서 잠수 옷을 갈아입은 해녀들이 물질 나설 준비를 합니다.
잠수를 돕는 납덩이를 허리에 매고 물안경은 쑥으로 닦습니다.
[부성여/해녀] "(물속에선) 잘 안 보이는데 쑥으로 닦으면 잘 보여요. 깨끗해요."
오늘은 석 달간의 채취 금지가 풀리고 첫 물질에 나서는 날, 바다로 들어가는 해녀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파도를 거슬러 20분쯤 헤엄쳐 나간 뒤 하나 둘 잠수를 시작합니다.
능숙한 자맥질로 10미터 바닥까지 내려가 뿔소라를 찾아냅니다.
해녀들의 주요 소득원입니다.
그런데 석 달 만에 나온 것치고 소라가 너무 적습니다.
4시간이나 물질을 해도 그물망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고정심/해녀] "<뭐가 없어요? 안에?> 없어요. 없어요."
해저로 내려가봤습니다.
크게 군락을 이루는 그 흔한 모자반도 얼마 보이지 않습니다.
먹이인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조개류 어획량도 급감했다고 해녀들은 말합니다.
[강경옥/해녀] "소라 같은 경우에도 해조류가 있어야 그걸 먹고사는데 그게 전혀 없어요."
30년 전만 해도 한해 수천 톤씩 채취하던 우뭇가사리와 톳은 수십 분의 1로 줄었는데, 특히 최근 5년 새 감소세가 뚜렷합니다.
마찬가지로 제주의 명물인 오분자기도 98%가 사라졌습니다.
해조류가 사라진 바다엔 '갯녹음' 현상, 석회 조류가 달라붙는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주 연안의 갯녹음 현상은 최근 21.8%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제주 바다는 불과 10년 만에 1도 넘게 올랐습니다.
[이승종/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연구관] "수온 상승으로 인해서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해조류들이 서식이 약간 좀 불리하게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해녀들의 잠수복도 달라졌습니다.
50년 넘도록 해녀용 잠수복을 만들어온 86살 정부미자 씨, 완전 방수 기능 등이 필요해 모두 맞춤으로 제작하는데, 수십 년 동안 변한 건 딱 한 가지입니다.
[정부미자/해녀복 장인] "원단도 그대로고 옷도 만드는 것도 그대로고요. 그 전에는 6mm, 5mm 했는데요. (이젠) 제일 두꺼운 것이 4mm에요."
바다가 더워졌기 때문입니다.
[강경옥/해녀] "바다 수온이 많이 높아져서 그전에도 그냥 5mm 정도는 입었는데 지금도 3mm 입었거든요. 3mm 입었는데도 오늘 더워요."
바다가 변하면서 해녀라는 직업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 해녀는 3천4백여 명, 3명 중 2명은 70세 이상인데 새로 물질에 뛰어든 20대는 3명뿐입니다.
[강경옥/해녀] "외가댁에 어른 이모부터 다 해녀시거든요. 이제 바다 환경이 너무 좋지 않고 그런 것 때문에 내가 자식한테 권유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현기택·장영근 /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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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현기택·장영근 / 영상편집 : 배우진
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326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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