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딛고 완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13일 폐막

부산CBS 김혜민 기자 2023. 10. 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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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13일 '영화의 황제' 상영 끝으로 폐막
올해 관객 14만여 명으로 집계…관객 점유율 82%
인사 갈등·예산 축소 여파로 상영작, 시설 등 규모 줄어 '아쉬움'
영화제 조직위 "일부 규모 축소 인정…추후 개선 방안 모색"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김혜민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3일 '영화의 황제' 상영을 끝으로 폐막했다. 인사 갈등 등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무사히 항해를 마친 영화제는 내년에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영화팬을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일대.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마지막 날까지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고 BIFF 공식 로고 등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폐막작 상영을 기다리며 행사장 곳곳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등 영화팬들의 열기는 마지막까지 식을 줄 몰랐다. 폐막식 시작 시각이 다가오자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영화팬들로 입구에 긴 대기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13일 오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을 앞두고 영화의 전당 앞에서 관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김혜민 기자

 
영화의 전당 안팎에서는 막을 내리는 영화제에 대한 기억과 아쉬움, 내년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했다.

서울에서 온 인상민(23·남)씨는 "이번 영화제에서 모두 3편의 영화를 봤는데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서 행복했다. 일반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영화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상영작에 대해 미리 찾아보고 와서 영화제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공연 연출을 전공하고 있는 주은호(20대·남)씨는 "폐막식을 즐길 생각에 설렌다. 사실 올해 영화제는 비교적 규모가 작고 영화 상영 위주여서 아쉽기도 했다"면서 "내년에는 관객이 직접 참여할 부대 행사가 많아졌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정우와 한예리가 폐막식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김혜민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폐막식을 열고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폐막식에서는 배우 고민시와 홍경의 진행으로, 올해 영화제 주요상을 수상한 작품과 감독, 배우에 대한 시상이 이뤄졌다.

올해의 뉴 커런츠상 수상작에는 이퀴발 초두리 감독의 '더 레슬러'와 모리 다츠야 감독의 '1923년 9월'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석상에는 프라사나 비타나게 감독의 '파라다이스'와 미를란 압디칼리코프 감독의 '신부 납치'가 선정됐다.

올해의 배우상은 '해야 할 일'에 출연한 장성범과 '딸에 대하여'에서 열연한 오민애가 수상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정우와 한예리가 직접 시상했다.

폐막식 행사 이후에는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가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인사 갈등과 축소된 예산 등의 문제로 우려가 컸지만, 본질에 집중해 영화제를 무사히 마쳤다고 자평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는 부산지역 4개 극장 25개 스크린을 통해 공식 초청작 209편과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60편 등 모두 269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체 관객 수는 14만 2432명, 커뮤니티 비프 1만 1092명, 동네방네 비프 8228명 등으로 집계됐고, 관객 점유율은 82%를 기록했다.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다만 인사 갈등과 예산 축소 등의 여파로 영화제의 핵심인 상영작 수를 비롯해 부대 행사나 시설 등이 줄어드는 등 일부 규모 축소는 불가피했다.

상영작은 지난해354편에 비해 24%나 줄었다. 상영 극장 역시 지난해 7개보다 3개 줄었고 스크린도 30개에서 25개로 축소됐다.

지난해 1694명에 달했던 해외 게스트는 올해 891명에 그쳤고, 국내 게스트도 지난해 4712명에서 올해 2903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관객 수도 예년에 비해 줄었다. 실제로 올해 관객 수 14만 2432명은 지난해 16만 1145명에 비해 2만 명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평균 18만여 명의 관객이 영화제를 찾았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 김혜민 기자

 
전반적으로 축제 분위기가 침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영화제 조직위는 선정작 수 등 일부 규모 축소가 있었던 점을 인정하며, 추후 개선을 약속했다.

조직위는 "올해는 예산 문제 등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면서 "지난해보다 선정작 규모가 줄면서 상영 횟수도 덩달아 줄어들다 보니 관객 수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좌석 점유율은 지난해에 비해 높아져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추후 관객들이 즐길 거리를 좀 더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영화업계에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방안 등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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