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의눈물③] 20년 전보다 5배 빠르다‥예측 뛰어넘은 해빙 속도

김민욱 2023. 10. 13. 2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위기의 북극' 연속 기획, 오늘은 극지방의 빙하가 얼마나 빨리 사라지고 있는지 현재 진행 상황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불과 20년 전에 비해서 속도가 다섯 배나 빨라지면서 과학자들의 예측마저 뛰어넘고 있는데요.

김민욱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그린란드 서부의 작은 도시, 일루리셋의 항구에서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섰습니다.

여기저기 떠내려오는 유빙들 사이를 지나 1시간 남짓, 바닷길이 빙산에 가로막혀 육로로 우회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해안가에 배를 대놓고 ATV를 타고 30분 동안 험한 산길을 넘었습니다.

지금 보트랑 ATV를 타고 1시간 반가량 걸려서 도착한 바닷가입니다.

빙산에 막혀 있어서 배로 들어올 수는 없는 곳이고요.

여기서 다시 보트를 타고 만 깊숙한 곳에 있는 빙하까지 찾아갈 예정입니다.

빙하에 가까워지자 바다 위에 살얼음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 보트가 살얼음을 부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 얼음 조각들 너머로 드디어 멀리 거대한 빙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르카디웁 빙하.

가로 폭만 5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빙하입니다.

그런데 빙하 바로 앞 해변에 올라서자, 부서진 큼직한 얼음 조각들 사이로 잿빛 자갈이 가득합니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빙하 아래 묻혀있던 땅입니다.

[프랭크 라슨/빙하 전문 가이드] "5년 전만 해도 빙하가 여기에서 시작했어요. 지금 보이는 이 해변은 불과 5년밖에 안 된 겁니다."

빙하가 물러나는 만큼 지표면은 흰색에서 회색빛으로 성큼성큼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가장자리의 빙하에서 쉴새 없이 떨어지는 물방울, 몇 년 새 속도가 더 붙은 변화에 하릴없이 밀려나는 빙하의 눈물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프랭크 라슨/빙하 전문 가이드] "(빙하 끝이) 2018년에 여기, 19년, 20년, 21년에 여기 있었고, 22년에는 저쪽에 그리고 올해에는 저기까지 물러났죠. 지난 5년 동안 뒤로 점프를 했어요."

사르카디웁 빙하의 변화는 위성으로도 확인됩니다.

1990년대까지 큰 변화가 없던 빙하는 2000년대 들어 조금씩 뒤로 후퇴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2010년대부터는 빙하의 끝 빙벽이 눈에 띄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이유는 뭘까?

먼저 빙하의 반사율 감소, 거대한 빙하의 가장자리는 이렇게 녹으면서 토양과 섞입니다.

색깔도 점점 회색빛으로 변하는데요.

이럴 경우 빙하가 햇빛을 반사시키는 양도 줄어들면서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빙하의 녹는 속도도 점점 빨라집니다.

더 많이 녹을수록 더 빨리 녹는 겁니다.

또 화석 연료 등을 태울 때 나오는 대기 중의 검은 탄소, 블랙카본이 늘면서 뜨거워진 공기가 빙하를 더 많이 녹입니다.

바다에 접한 빙하의 경우 더 뜨거워진 바닷물 탓에 더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예측을 벗어난 해빙 속도는 20년 전보다 무려 5배 빨라졌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김현철/극지연구소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장] "인간의 활동이 주는 이유 때문에 빙하가 녹기 시작했다가 그게 다시 가속화가 되는 여러 가지 요인이, 피드백이 생기면서 이제 우리가 되돌릴 수 없는 상황까지 가는…"

그린란드를 포함한 극지방에선 빙하가 녹는 속도만큼 기후위기를 가까이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극지방에 그치지 않습니다.

[프랭크 라슨/빙하 전문 가이드] "이곳은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이런 현상이 그린란드 대륙빙하와 북극 전체에서 벌어질 때에는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겁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송지원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송지원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3257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