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부터 임금 격차까지…여성에게만 작용하는 ‘어둠의 경제학’[책과 삶]
더블엑스 이코노미
린다 스콧 지음 | 김경애 옮김
쌤앤파커스 | 416쪽 | 1만8500원
가나의 많은 여학생은 학교를 중간에 그만둔다. 주로 임신 때문이다. 강간을 당하거나, 돈이 없어 거래에 의한 성관계를 한 결과다. 세계은행은 이들이 12학년까지 학교를 계속 다닌다면, 우수한 노동력 공급과 더불어 청소년 임신으로 인한 여러 사회·보건·경제적 비용이 줄어들어 15조~30조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블엑스 이코노미>는 오랫동안 여성 개발 연구자로 활동해온 린다 스콧이 여성의 경제 참여를 가로막는 패턴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여성의 경제 참여를 막는 장애물은 업무와 급여를 넘어서 부동산 소유권, 자본, 신용, 시장에 걸쳐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또 이 같은 불평등이 “이동 제한, 성적 취약성, 폭력 위협 같은 문화적 제약과 결합해 여성에게만 작용하는 ‘어둠의 경제학’을 형성했다”며 이를 ‘더블엑스(XX) 이코노미’라고 명명한다.
책은 경제학 등 특정 분야에서의 성차별부터 성별 임금격차까지 폭넓은 영역을 다룬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시골 지역에서 여성의 경제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에 참여해왔다.
책에 담긴 사례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에 관한 것이다. 월경을 막 시작한 어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강간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신부로 팔려가는 관행 등이 사례로 나온다. 동등한 인간이 아닌 물건에 가깝게 취급되는 여성에게 경제 참여 기회가 돌아가긴 불가능해 보인다.
저자가 우간다에서 진행한 소규모 실험 중 남성과 여성이 각자 생활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물품을 골라보게 한 내용이 흥미롭다. 남성 가장들은 생리대를 필수품이 아닌 사치품으로 여겼다.
저자는 여성에게 더 많은 경제적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 경기 침체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영국에서 2020년에 출간된 책이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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