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어느 날 내 가족에게 마음의 병이 생긴다면?"

문별님 작가 2023. 10.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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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을 진단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죠.


한 의사가 딸의 정신질환을 알게 되고 그 가족으로서 겪은 이야기를 책을 출간했습니다.


한림대성심병원의 김현아 교수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어느 날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내 가족에게 마음에 병이 생긴다면 사실 빠르게 대처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이런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내셨다고요?


김현아 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네, 제 딸이 7년 전에 양극성 장애 조울증이라고 하는 그런 병인데요.


진단을 받고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면서 제가 의사이기 때문에 이 병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해외 문헌이나 사례들을 조사를 하고 그것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환자들이 쓴 책들은 더러 나와 있지만 가족이 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많지가 않았는데요.


환자의 입장과 가족의 입장이 완전히 같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가족이 환자를 이해를 못하면 관계가 나빠지게 되고 환자가 완전히 연을 끊는 이런 일까지 발생하면서 굉장히 좋지 않은 결과가 올 수가 있어서 가족들이 이 환자의 병을 조금 더 잘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책을 썼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사로서 또 가족으로서의 실제 경험담을 담아낸 책인데 그렇다면 지금 생각을 해보셨을 때 이 자녀에게 문제 상황이 있었다 싶은 징후가 있었을까요?


김현아 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우리나라는 이제 고등학교에서 우울증 검사를 거의 전수검사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 애도 우울증 그 수치가 굉장히 높게 나와서 선생님한테 제가 호출을 받았어요.


그런데 선생님이나 저나 평소 생활에서는 전혀 그런 거를 몰랐기 때문에 아마도 입시 스트레스 때문일 거다 이렇게 쉽게 생각을 했죠.


사실 우리나라 입시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지고 경쟁도 너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아이를 좀 마음을 안정을 시키고 이 시기를 넘기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아주 쉽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고요.


이렇게 아픈 친구들은 자기 병을 굉장히 잘 감춥니다.


그래서 가족들한테도 말을 안 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목숨을 끊는 이런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가끔 있죠.

그래서 환자가 사실 이거를 가족에게 얘기를 하지 않으면 어려운데 가족 관계가 상당히 원만해야지 이게 되거든요.

왜냐하면 환자가 내가 이 이야기를 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믿어야지 또 이런 힘든 얘기를 하는 거니까.


요즘 이제 흔한 예인데 아이가 학교 가야 하는데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안 나오잖아요.


그러면 얘가 소화기가 어디 잘못됐나 검사하기 전에 지금 뭐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건 아닌지, 힘든 점이 없는지 한번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마음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사실 정신적 문제로 힘드니 사람들은 갑자기 또 자해나 극단적인 선택을 예고 없이 시도하기도 합니다.


가족과 주변인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김현아 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우선 자해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지만 이거를 처음 보면 누구나 굉장히 당황하게 되죠.


그런데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들이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라는 그런 말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책에도 이제 자해를 하는 이유들을 적어놨는데 이게 꼭 자살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는 것만 알아도 부모님들이 조금 대처를 하는데 냉정을 찾으실 수가 있을 것 같고요.


이제 참 자살 문제죠, 우리나라 자살 대국인데 저는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말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자살 문제는 아주 다이렉트하게 직접 툭 털어놓고 공개적으로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자살의 현상을 잘 이해를 해야 하고 많은 오해들이 있는데 자살이 굉장히 충동적으로 일어난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걸 이해를 한다면 자살할 수 있는 그런 도구들을 접근하기 어렵게 그렇게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한강대교를 지나가면 문구들이 굉장히 많은데 정말 한강대교에 투신하는 게 문제라면 그 다리 난간을 못 올라가게 구조를 바꾸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거라 생각을 하고요.


더 큰 그림은 자살은 결국 사회 문제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이 사람들이 조금 더 삶을 사랑할 수 있게 할지 고민을 해야겠죠.


서현아 앵커 

사회적인 문제로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도 많이 필요하겠습니다.


사실 이 가족의 어떤 정신적인 문제를 처음에는 잘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현아 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정신질환은 똑같이 신체에서 일어나는 문제거든요.


뇌에서 일어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낙인 효과 때문에 굉장히 얘기하기 싫어하고 감추려고 하는 게 있습니다.


근데 천식이나 무슨 면역질환처럼 똑같은 병입니다.


다만 아직 뇌에 대해서 이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약 효과가 그렇게 좋지가 않아서 약효가 부족해서 힘든 부분들은 또 가족들이 정서적인 지지를 해서 메꿔줘야 하고요.


만성 질환이고 낫지 않는 병이라 참 어려운 점이 많은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또 많은 질환들, 만성 질환들이 낫는 병이 별로 없어요.


정신질환이 아니더라도, 그래서 이게 다른 질환들하고 별로 차이가 없는 같은 질환이라는 걸 우선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좀 있다는 부정적인 경우가 많고 이것 때문에 가족이 움츠러들게 되는 일도 많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아 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가장 큰 오해가 정신질환과 정상은 아주 명확하게 분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오해입니다.


DSM이라고 해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을 내리는 표준 매뉴얼이 있거든요.


그거 읽어보시면 자기한테 얼마나 많이 해당되는지 보시면 놀라실 거예요.


그래서 이런 문제들 중에 자해나 자살, 이상 행동 이게 눈에 띄는 사람들만 진단이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면 맞을 겁니다.


그래서 이게 절대로 남의 일 하고 전혀 상관없는 일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이해를 하셔야 하고요.


그런 면에서 이런 환자들을 자꾸 낙인을 찍고 배제를 해버리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이건 깊이 한번 같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을 둔 분들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김현아 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우리 인류가 발전을 할 때에는 이 정신 기능이 평균적인 사람들만 있으면 발전을 못 했어요.


정신질환 천재와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옛날 말이 있는데 정신 기능이 아주 좀 극단적인 사람들에 의해서 발전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우리 사회에서 몫을 찾아주고 그리고 이런 사람들과 함께 같이 살 수 있는지 이런 사람들에게 곁을 줄 수 있는지 이런 것을 고민을 해보는 것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선진사회 그리고 건강한 사회로 가는 그런 방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가족분들은 더 이상 움츠러들고 숨지 마시고 이런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해결을 하는 그런 연대의 목소리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거라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혹시 이 가족분들을 위해서 좀 우리 사회가 마련해야 될 어떤 대책이 있다면 어느 부분에 좀 중점을 두는 게 좋을까요?


김현아 교수 / 한림대성심병원 

제가 책을 내게 된 가장 직접적인 동기는 저희 애가 이제 일을 못하고 했기 때문에 장애 인정을 받으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는데 두 번 다 불발이 되었고요.


그런 과정에서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자기 학업을 마치고 인생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에 이렇게 어려운 일을 겪게 되는데 이때 국가적인 구조가 없다면 이 사람들의 인생이 정말 힘들어지겠다 하는 그런 생각을 해서 책을 쓰게 된 거거든요.


눈에 보이는 장애만이 장애가 아닙니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이런 어려운 문제들을 국가에서 조금 더 폭넓게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또 누구나 좋아질 수도 있는 질환입니다.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기도 하고 또 이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한 어떤 사회적인 환경 조성도 중요해 보입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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