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전 파리 날릴 판”…전력망 구축 20조 필요한데 한전 빚만 200조
200조 부채 한전, 전력망 구축에 차질 우려
신한울 2호기 등 신 발전원 가동에
송전망 부족현상 더욱 악화할 전망
◆ 위기의 전력망 ◆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32년까지 지역간 전력 융통 선로 보강 총 투자비로 20조6359억원을 설정했다. 이 중 영동권, 호남권, 중부권 등에서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전력융통 선로보강 사업의 투자비는 9조7383억원, 영·호남권에서 중부지역으로 보내기 위한 사업의 투자비는 10조8976억원에 달한다.
지역간 전력 융통 선로 보강은 전력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한 주요 작업 중 하나로 꼽힌다. 주요 발전설비가 동·서해안 등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고,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편중돼 대량의 전력을 보낼 수 있는 경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전력 수요는 지난 2021~2022년 겨울철 최대부하 기준 36.7GW(기가와트)에 달해 전국의 42.9%를 차지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잇는 전력망에 과부하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무분별하게 확대한 점도 송배전망 부실화를 부추겼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곳에 보낼 수 있는 방법은 고민하지 않은 채 당장 발전용량을 확대하는 데 정책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봄·가을철이나 설·추석 등 에너지 수요가 적은 기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대비해 원자력발전의 출력을 줄여 전력수급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늘어나는 전력 생산량에 맞춰 송전망을 확충하는 것이다. 정부도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2022~2036년)을 통해 민간의 송전망 확충사업 참여를 핵심 정책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나 발전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정부 계획을 믿고 들어온 발전소들도 투자비는 물론 송전망 부족으로 인한 발전제약에 대한 피해 보상도 제대로 안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송변전 설비 준공 작업이 건설 반대 민원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전에 따르면 제9차 송배전 설비계획 기준 송변전 설비 688건 중 13%에 달하는 87건이 사업이 지연됐다. 지연 사유로는 시공 여건 변화가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허가 문제(21건), 고객·개발사업자 책임(20건), 민원(14건)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200조원 넘는 부채에 시달리는 한전이 재정난 속에서도 전력망 구축 작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와 더불어 지리적으로 수요지까지의 괴리가 커 대규모로 송배전망을 건설할 필요성이 높다”며 “이는 동해안에 집중된 원전과 석탄 등 화력 발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수요공급 미스매칭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전력망 보강 없이 추가 발전설비를 짓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송전망 건설은 전통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자주 부딪혔던 이슈”라며 “건설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민심을 조율하는 작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김포시, 서울시로 편입되면 서로 큰 도움” - 매일경제
- “25년 전 탈북한 사촌동생도 북송…도와달라” 애타는 가족들 - 매일경제
- “찌그러진 동전도 ‘돈’”…내다 판 한은, 10년간 166억 벌었다 - 매일경제
- “결승전서 여성코치 가슴 만지더니”…사퇴한 스페인 女축구 감독이 간곳 - 매일경제
- 49만 가구 전세보증금 못받을 위기…특히 이 지역 위험하다 - 매일경제
- 유엔 “이스라엘, 가자주민 110만명에 24시간 내 남쪽 이동 통보” - 매일경제
- “난 롤렉스, 아내는 샤넬” 자랑한 친구, 혹시…‘짝퉁’ 밀수 320배↑ - 매일경제
- “타이거우즈 살린 건 실력”…‘볼보’ 뺨친 제네시스, 또다시 ‘안전최고’ 입증 [왜몰랐을카
- [단독] ‘원전 5기 분량’ 전기, 보낼 방법 없어서 못써…電맥경화 걸린 한국 - 매일경제
- ‘압도적 활약’ 김민재, 부담 더 커진다...뮌헨 CB 전원 부상 이탈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