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경찰이 전담해야"…쟁점은?
[EBS 뉴스]
교권 보호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교사들과 만나, 다양한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사안 가운데 하나가 교사가 맡았던 학교폭력 업무를 경찰에 이관하겠다는 건데요.
학교 현장의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첨예한 논의가 예상됩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지난 6일 서울 서이초 교사 비롯
현장교사 만난 윤석열 대통령
담임수당 50% 이상
보직수당 2배 이상 인상 약속
윤 대통령 "교권이 확립돼야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도 보장"
"학교폭력 업무, 경찰이 맡아야"
학폭 업무 이관도 약속
교육부도 교사들과 만나
업무 이관 의지 보여
학폭 업무, 경찰 이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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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이 자리에 직접 참여한 부산 신진초등학교 김민제 선생님과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현장교사 정책연구회에서 활동하시면서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셨습니다.
간담회는 어떤 분위기였고, 어떤 약속이 이뤄졌습니까?
김민제 교사 / 부산 신진초등학교
교원들을 위로하고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여서 처음에 다소 엄숙했습니다.
허나 대통령께서 공감해 주시고 교권보호 의지를 피력해주셔서 점차 화기애애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대통령 말씀 중 '교권 없는 학생 인권은 공허한 얘기다. 교권이 바로 설 때 학생 인권도 보장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가 사회성을 기르는 곳이라 엄격한 질서가 필요하며, 교권이 확립되어야 한다'고도 하셨고, '독일처럼 교칙 매뉴얼을 구체화하여 정당한 지도는 시시비비가 운운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신 말씀 또한 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자리에 많은 선생님들이 직접 참석을 하셔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러주셨을 텐데 어떤 의견들이 나왔습니까?
김민제 교사 / 부산 신진초등학교
"교권 침해에 교사 혼자가 아니라 학교와 교육당국이 함께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어져야 한다." "정서학대법 자체가 모호해 여전히 불안하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저희 연구회도 간담회 준비 때 시나리오를 예상하면서, 치밀하게 상황별 대본까지 준비했습니다.
특히 저희 교장선생님께서 '모든 문제는 학폭에서부터'라며 저에게 부탁하셨던 에피소드를 대통령께 이야기했더니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습니다.
"애들이 방학 때 북극에서 싸워도 선생님이 조사해야 된다이가! 태권도 학원, 키즈카페, 놀이터에서 싸웠는데 우찌 다 조사하노, 수사권도 없는데? 서이초 사건도 학폭 다루다 그리됐다 아이가. 괴로워서 마 살수가 없다잉!"
이렇게 학폭으로 교원의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아동학대 신고의 근간이 된다는 점을 진심으로 전달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교원이 재판관 역할까지 할 수 없다'며 학교폭력 사안을 경찰로 전면 이관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이 학교폭력 업무는 정말 학교 현장에서 큰 부담으로 지적이 되어 왔습니다.
만약에 이 학폭 처리를 경찰로 이관하는 일이 실제로 진행이 된다면 굉장히 큰 변화가 될 텐데요, 어떤 방향으로 이관이 이루어져야 될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점들이 고려되어야 할까요?
김민제 교사 / 부산 신진초등학교
기본적으로 SPO가 교내외 모든 사안에 대한 처리과정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조사의 전문성을 가진 경찰이 해당 역할을 수행하는데 가장 적합할 것입니다.
사실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일으킨다면, 조사를 하는 사람이 공권력을 상징하는 경찰 제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이 과정에서 학교의 역할은 갈등이 학폭으로 신고되기 이전에 생활지도 및 대화의 시도일 것입니다.
그 이후 접수된 사안은 SPO가 사안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맞고요.
다만 현재, SPO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작업은 SPO 인원의 충분한 증원일 것입니다.
학교폭력이라는 영역에서 교사가 완전히 빠지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교사의 본질인 예방 및 화해 등의 교육적인 역할에 집중하여 학생들을 가르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사는 교육적인 접근에 집중을 하겠다, 이 SPO, 그러니까 학교 전담 경찰관이죠.
이분들의 역할 확대 방침에 대해서 일부 교원단체는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현장 선생님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민제 교사 / 부산 신진초등학교
현장교원들은 학교전담경찰관의 역할 확대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교폭력은 교사들이 사안을 조사하고 중재하는 과정에서의 업무 과다 및 중립성 시비를 비롯하여 악성 민원 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생기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분별한 학교폭력 신고는 업무량의 증가를 넘어 증폭이라는 결과를 불러일으킵니다.
심지어 교사의 권한으로 조사가 불가능한 사건이 접수되는 점 등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SPO 역할 확대를 통해 학교폭력이라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에 SPO가 확대되면 좀더 중립적이고 철저하게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허위 신고가 줄어들 것이며, 교사와 학부모가 마찰을 빚는 일이 줄어들어서 신뢰관계가 회복되고 교육이 정상화되는 데 아마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바로 어제도 이주호 부총리와 현장 교사 간담회에 참석하셨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학부모 업무의 경찰 이관에 대해서 교육부가 의지를 보였다고요.
김민제 교사 / 부산 신진초등학교
네, 학교폭력 조사 및 사안처리 업무의 주체를 SPO로 전면 이관하는 방향이 논의되었고, 경찰 전체 인원 확충을 통한 SPO 증원의 필요성에 교육부와 교사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은 중대한 사회적 문제'기에 관련 부처와 협의하여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약속하였습니다.
이밖에도 현장교사정책 연구회에서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 국회 공청회, 아동학대 수사지침 개정을 위한 대검 간담회, 교육부 고시 해설서 개정, 보건복지부 간담회, 교육대학교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총장 협의회 등 에서 꼭 필요한 정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폭법이나 아동복지법 관련해서는 로펌과의 협의를 통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 당국과 현장에서 느끼는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피부로 와닿는 정책 개선에 힘쓰고 있고, 앞으로도 유튜브, 인디스쿨 등을 통해 알릴 계획입니다.
서현아 앵커
많은 선생님들이 애를 쓰셔서 정말 어렵게 어렵게 교권 보호 법안들이 최근에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 법도 법이지만, 사실 중요한 건 현장의 변화일 텐데요, 앞으로 또 어떤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십니까?
김민제 교사 / 부산 신진초등학교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악성민원인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만들어 법적 책임과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부 생활지도 고시도 나왔지만, 문제행동 학생을 즉시분리할 수 있는 인력, 장소가 부족해 예산 지원이 필수입니다.
그전에 문제행동 예방을 위해 조기에 원인 발견, 적절한 치료로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보호자나 학교 관리자, 교육청, 교육부의 책무성 강화가 다 함께 꼭 필요합니다.
서현아 앵커
교권 보호를 위한 후속 대책이 다양한 자리에서 계속 논의가 되고 있는데요.
현장의 목소리, 앞으로도 잘 전해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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