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쇄신 미풍 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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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관해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여당에 주문했다.
당 지도부 교체나 대통령실 개편 등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낸 것으로, 국민의힘 쇄신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전면적인 여권 쇄신에 선을 긋고 △이념 전쟁 △전 정권 비판 △야당과 소통 거부 등의 국정 기조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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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관해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여당에 주문했다. 당 지도부 교체나 대통령실 개편 등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낸 것으로, 국민의힘 쇄신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참모진에게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관해 언급한 것은 지난 11일 선거 뒤 이틀 만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에 윤 대통령의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전면적인 여권 쇄신에 선을 긋고 △이념 전쟁 △전 정권 비판 △야당과 소통 거부 등의 국정 기조도 이어가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도 “당대표 등 지도부는 흔들지 말라는 뜻 같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차분’이라는 말에 방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도 당 안에서는 지도부 사퇴와 수직적 당-대통령실 관계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얼굴 전체를 바꾸는 성형수술을 해야지 분 바르고 화장한다고 그 얼굴이 달라지느냐. 근본적인 당정 쇄신 없이 총선 돌파가 되겠느냐”고 썼다. 서울 강서구에서 3선을 한 김성태 전 의원도 와이티엔(YTN) 인터뷰에서 “당이 국민의힘의 당인지, 정부 용산의 당인지 구분이 안 되면 안 된다. 내년 4월 총선은 당이 치르는 거지 용산 정부가 치르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분함’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옴에 따라 대대적인 혁신은 장벽에 부딪혔다. 가뜩이나 국민의힘은 ‘친윤’ 일색인 까닭에 구조상 근본적인 변혁이 어려운 상태다. 김기현 대표는 ‘윤심’을 등에 업고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했다. 이후 김기현 체제는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앞장서 엄호한 반면, 쓴소리는 내지 않았다. 향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실무를 책임질 이철규 사무총장과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등도 핵심 친윤이다.
변화의 목소리는 세력화를 못 하는 상태다. 당 안에는 과거 ‘미래연대’(16대)나 ‘새정치수요모임’(17대), ‘민본21’(18대) 등과 같은 소장 개혁 모임이 없다. 쓴소리는 비윤계의 산발적인 불만 표출 정도를 못 넘어선다. 여섯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공천 역시 의원들의 입을 막는다. 한 초선 의원은 “내가 당에 비판적인 말을 할 때 주변에서 의원들이 ‘그러다 공천 못 받는다. 조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한다. 그 정도로 의원들이 몸을 사린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과 일대일 개별 면담을 하며 수습 방안을 모색했다. 김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김병민·장예찬 최고위원 등을 따로 만났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면담 뒤 “적당히 넘어가는 면피성 대책이 아니라 누가 봐도 지도부가 정말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함께 책임을 진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고강도 쇄신 의지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말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쇄신 방안은 휴일인 15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지침을 넘어선 혁신 방안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 국정 운영이 바뀌고 당-대통령실 관계가 바뀌는 게 핵심인데, 차분하게 할 상황은 아닌데…”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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