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EBS지부 "최기화 감사, EBS 와해시키고 위기 내몰 인물"

"방통위 '부적절 인사' 법 심판 통해 증명…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방통위에"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최기화 EBS 감사의 MBC 재직 시절 부당노동행위 혐의가 유죄로 확정된 것을 두고 “공영방송 노동조합을 무참히 탄압한 자를 또다시 EBS 감사로 앉힌 방통위의 '부적절 인사'가 법의 심판을 통해 증명됐다”는 비판이 EBS 내부에서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13일 성명에서 대법원의 전날 판결을 거론하며 “최기화는 MBC 보도국장이었던 지난 2015년 공정보도 훼손을 지적한 MBC 노동조합의 민주방송실천 위원회(민실위) 보고서를 찢어버리고 민실위 간사의 보도국 출입을 막는 등 파렴치한 노조 탄압을 실행한 인물”이라며 “'공영방송과 노동조합 정신의 가치를 무시하는 부적절한 인물'인 동시에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도, 자존심도 없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양심이 나 교양마저 갖추지 못한 인물'을 앉힌 부적절 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 그 후안무치함이 한 번 더 증명된 셈”이라고 밝혔다.

EBS지부는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 공영방송의 감사는 어떤 자리인가. 내부든 외부든 그 어떤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진실성과 정당성을 판단해야 하는 자리”라며 “도덕성과 중립성이 가장 중요한 자리에 권력에 아부하며 노동조합의 근본정신을 탄압한 자를 EBS의 감사로 앉힌다는 것은 EBS 구성원, 더 나아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2018년 8월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 항의를 받고 있는 최기화 이사(왼쪽)와 김도인 이사. 사진=노지민 기자

이어 “권력에 취해 공영성과 노동조합의 이념을 훼손해온 자를 감사로 앉힌 방통위의 이번 인사를 우리는 공영방송에 대한 탄압으로 명백히 규정한다. 최기화는 이번 판결을 통해 향후 EBS 조직을 와해시키고 더 위기로 내몰 인물임이 더욱 분명해졌다”며 “우리는 공영방송의 가치를 무시하고 언론의 자유와 도덕성을 파괴한 자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이후 발생할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방통위에 있음을 똑똑히 명심하라”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 12일 MBC 전직 경영진들이 노동조합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확정했다. 최기화 EBS 감사는 2015년 MBC 보도국장 시절 자사 보도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하는 언론노조 MBC본부 보고서를 찢은 혐의 등(부당노동행위·문서손괴)이 유죄로 인정돼 벌금 300만 원이 확정됐다. 노조 조합원을 부당하게 전보하는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장겸 전 MBC 사장(현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방지특위 위원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안광한 전 MBC 사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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