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떡상 비결? "행운 반, 소통 노력 반"

문원빈 기자 2023. 10. 1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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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적극적인 소통, 소울을 넣었더니 그 이상의 성취로 돌아왔다
- 황재호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 디렉터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을 총괄하는 황재호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 디렉터가 13일 열린 2023 인벤 게임 컨퍼런스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 성공 비결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데이브더 다이버는 블루홀을 탐사하며 해양 생물을 포획하는 '어드벤처'와 포획한 해양 생물로 초밥집을 운영하는 '타이쿤'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출시 이후 우수한 게임성으로 글로벌 게이머들의 극찬이 쏟아졌다.

지난해 10월 27일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를 진행했다. 얼리 액세스 8개월 동안 여러 수정 작업을 진행한 후 올해 6월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총 개발 기간은 2년 10개월이며 개발 인력은 25명 정도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정식 출시 이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200만 장 이상 판매, 메타크리틱 90점, 국내 게임 최초 MUST PLAY 배지 획득, 스팀 플랫폼 리뷰 5만 개 이상 등록 중 압도적 긍정적 등급 달성,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올해의 PC 게임 후보, PC 게이머 선정 역대 PC 게임 40위 등극 등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황 디렉터는 "데이브 더 다이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에는 싱글 패키지 개발 경험 부족한 개발팀, 스팀 출시 처음 경험하는 사업팀, 글로벌 목표인데 대부분 한국 개발자가 투입됐다. 누가 봐도 성공할 수 없는 구성이다.

그는 그래도 이유를 찾아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만큼 스팀 구조와 그동안 해왔던 경험들을 분석했다. 

스팀 플랫폼에는 매년 1만 개 이상 신작 게임이 출시된다. 황 디렉터는 스팀을 정글이라 표현했다. 철저하게 부익부 빈익빈 구조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보통 신작 게임이 출시되면 기존 게임이 내려가고 신작 게임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스팀에서는 관심과 판매량이 높을수록 노출도가 높아진다. 노출이 높을수록 당연히 판매율은 더 증가한다. 좋은 게임이 계속 잘 팔리는 구조다. 스팀이 개인화 플랫폼을 추구하지만 자체 추천 알고리즘이 모든 마케팅을 압도하기 때문에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황 디렉터는 "스팀에서 슈팅 게임은 정말 노출 확보가 어렵다. 특정 게임과 유사할 경우 노출에서 밀린다. 만약 스타듀밸리와 비슷한 게임을 만들었다면 이미 큰 인기를 얻은 스타듀밸리를 제치지 못하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유저 소통이라는 특별한 운영으로 차별성을 강조했다. 황 디렉터의 전략을 성공적이었다. 스팀에서 "개발팀이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며 커뮤니티 피드백을 반영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큐레이션 프로모션을 제안한 것이다.

확 디렉터 설명에 따르면 데이브 더 다이버는 프로토 타입 통과 이후 약 3개월마다 유저 테스트를 진행했다. 필수 테스트 외에도 자원해서 진행했다. 그리고 "최대한 투명하게 가자"는 방향성으로 개발을 지속했다.

이 때 개발진과 유저들이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흥미를 불렀다. 개발진은 데이브 더 다이버를 '캐주얼한 서브노티카' 게임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유저들은 '사냥하는 스시 타이쿤'으로 바라본 것이다. 이에 따라 사냥과 타이쿤 방식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약점을 보완했다. 

초밥집 관련 노출 빈도 상향, 추가 프로모션 반영, 스크린샷 GIF 추가 배치, 관련 태그 적극 추가 등 다양한 방안을 도입했다. 다만 황 디렉터에게는 기준이 있었다. 그는 "테스트로 받은 유저들의 의견을 무조건 반영하면 좋은 게임이 되지 않는다. 개발자들의 확고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얼리 액세스에서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4일 만에 스팀 평가 '압도적 긍정적' 등급에 도달했다. 또한 20일 만에 10만 장 이상 판매, 디스코드 가입자 1만 명 이상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물론 난관도 있었다. 경험이 없다 보니 마케팅 집행 성과 미미했고 IGN 등 해외 주요 매체에도 얼리 액세스 관련 보도를 요청하지 못했다. 이 모든 난관을 한국에서의 화제성으로 극복했다. 황 디렉터가 앞서 운이 좋았다고 말한 이유다.

"얼리 액세스를 미완성 제품의 면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얼리 액세스 버전도 완성도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만 이를 담보로 성공을 쟁취할 수 있다. 또한 라이브 운영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투명한 소통과 개선이 핵심이었다"라고 데이브 더 다이버 성공 비결을 전하며 황 디렉터는 강연을 마쳤다.

■ 데이브 더 다이버 관련 Q&A



Q. 아이디어를 정하고 시작했는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초반에는 나름의 전략이 있었다. 캐주얼한 서브노티카를 만드니까 어떤 유저층에게 잘 팔리겠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 때 코어 타깃층 예측은 보통 개인의 경험에서 판단하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다만 데이브 더 다이버를 만들 땐 특별하게 어떤 타깃층을 위주로 게임을 만들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디어의 경우 제주도 바닷가에서 배, 횟집, 해녀 등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들을 담았다. 



 



Q. 유저들의 소통을 매우 강조했다. 개발진이 바라보는 시선과 유저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상황도 언급했다. 이 상황에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문화적인 거라 정답은 없다. 최대한 많은 문화권의 유저에게 자문을 구한다. 그 과정에 대해선 투명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어떤 내용을 들으면 그것을 잘 알아들었고 어떻게 게임 내에 반영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한다.



모든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지 곧장 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순 없다. 다만 투명한 소통으로 그것들을 줄일 순 있다. 개발팀의 진심을 알아두면 유저들도 이를 이해한다. 이는 경험으로 증명됐다. 



 



Q. 유저 피드백을 반영할 때 우선 순위와 스케줄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항상 양해를 구하면서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의견들에 코멘트를 남기고 있다. 많은 개발자가 "답변하고 나중에 하지 않아서 유저들이 불만을 가지면 어떻게 하지" 관련 고민을 많이 한다.  개발팀은 유저들의 의견을 모두 기록한다.



그 결과 왜 내 이야기를 반영하지 않느냐는 불만은 적어졌다. 유저들은 자신들이 말한 내용들을 즉시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단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유저들도 이해한다.



이때 동일한 문의를 받는 경우가 있다. 만약 내부에서 반영 결정을 하면 보다 긍정적인 답변을 전한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답변하되 상황에 맞춰진 답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Q. 게임을 개발할 때 팀원은 어떻게 구성하는가?



게임 회사는 장비가 아닌 사람으로 승부하는 곳이다. 디렉터를 꿈꾼다면 모든 사람이 내 생각과 같을 순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비슷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근접한 사람이 5명 정도 있으면 좋다. 그 사람들이 대부분 리더 역할을 할 것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도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들이 프로토 타입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다. 캐릭터의 초안을 제시하면 비슷한 방향성으로 의견을 제시하기 때문에 커뮤니티케이션이 원활한 편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진은 시간이 흐르면서 5명, 15명, 25명까지 인원이 확장됐다. 사람이 많아지면 그에 따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많아진다. 그래서 채용할 때 잘 선정해야 한다.



안 그러면 프로젝트를 일관된 방향성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15명 이상까지 확장될 땐 테스크 기반으로 움직였고 25명에서는 PM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프로세스로 전환했다. 단계마다 유동적으로 변경해야 한다.



 



Q. 게임을 만들 때 타깃층을 미리 설정하는가?



사업 출신이라 타깃층을 정교하게 정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게임을 출시하면 실제로 잘 맞지 않는다. 데이브 더 다이버도 초밥의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 관련해 50% 확률로 틀렸다. 타깃층을 내부에서 정해버리면 오히려 두루뭉실해 지는 경우가 많다. 의도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단순히 개발진이 볼 때 재미있는 게임, 공감이 되는 게임을 만들자는 기조를 유지하며 작업에 임했다. 그 결과 캐릭터들이 다 아저씨가 되긴 했는데 다행히 그 공감의 폭이 넓어서 이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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