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린 밥상은 전투가 전부인 '소아온 라스트 리콜렉션'

최은상 기자 2023. 10. 1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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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져놓은 전투 시스템에 비해 그래픽, 콘텐츠 분량 모두 기대 이하

'소드 아트 온라인' 이른바 소아온으로 알려진 라이트 노벨 원작 IP는 서브컬처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2022년 기준 누적 판매 3000만 권을 돌파하며 역대 라이트 노벨 3위에 올랐다.

서구권애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IP가 확장됐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도 대흥행을 했다. 게임도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펜데믹 기간을 제외,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출시될 만큼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다.

IP 소아온이 10주년을 기념한 신작 게임으로 나왔다. 소드 아트 온라인 콘솔판 게임의 마지막 시리즈다. 원작 기준 4부 전쟁편에서 키리토와 유지오가 현역일 경우를 가정한 오리지널 스토리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완성도가 높지 않다. 각종 파티 세팅, 저스트가드, 카운터 등 시스템 체계는 잘 다져놨지만 신선함이 없다. 소아온의 찐팬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서 할 이유는 없다. 콘텐츠 볼륨도 부실한 편이다.

그래픽도 수준 이하다. 원작 팬이라도 이를 좋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2023년 수준의 퀄리티가 아니다. 캐릭터 아웃라인은 엉성하고, 액션씬이나 컷씬의 연출도 굉장히 조잡한 편이다. 

장르 : APRG 



출시일 : 2023년 10월 5일



개발사 : 아쿠리아



플랫폼 : PC, PS4, PS5, Xbox Series X|S, XBOX ONE 



■ 없는 것이 없는 'ARPG 만물상', 스킬 조합이 핵심

- 스킬 얼라이드의 연출은 그럭저럭 봐줄만 하다 

라스트 리콜렉션의 전투 시스템은 게임의 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초반에는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스킬을 해금하고, 파티원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만족도가 매우 높아진다.

여타 ARPG에서 한 번쯤은 해봤던 대중적인 시스템을 다수 채용했다. QTE를 시작으로 브레이크, 긴급회피, 저스트가드, 그리고 각종 연계기까지 고봉밥으로 꽉꽉 눌러 담았다. 처음에는 "조금 과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도하지만 하나의 매력이기도 하다. 

많은 시스템이 준비된 만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게 곧 게임의 백미다. 어떤 스킬은 적이 브레이크 됐을 때 더욱 강력한 대미지를 입히고, 어느 스킬을 적의 공격에 맞춰 사용하면 적의 브레이크 게이지를 더욱 빠르게 채운다.

- 체인 버스트가 딜링의 핵심이다 

적에게 다른 소드 스킬을 차례대로 맞추면 '체인 버스트'가 발생한다. 이 때 동료와 연계하면 위력이 증가한다. 동료에게 지시할 때 흡사 턴제게임을 하는 것처럼 전투가 정지되기 때문에 액션 게임 특유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라스트 리콜렉션은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의 '초산 공간'과 같은 회피 시스템이 있다. 적의 공격에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회피할 경우 '소울 트랜스'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전투가 슬로우 모션으로 진행된다. 적의 움직임이 느려지니 회피나 공격이 쉬워진다.

- 택틱컬 아츠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화면이 정지되니 몰입감이 떨어진다 

 

■ 다채로운 스킬에 비해 할 것 없는 콘텐츠

- 무기마다 다양한 스킬이 준비되어 있는 것은 확실히 장점이다 

양손검, 채찍, 창, 방패도끼 등 총 13가지 유형의 무기와 그 속에 다양한 스킬트리를 활용해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이를 단계적으로 잘 구현해 놓은 것이 라스트 리콜렉션의 특징이다. 

각 무기마다 고유 능력이 있다. 스킬 포인트를 사용해 무기의 새로운 능력이나 패시브를 해금한다. 기존 스킬도 강화해 선택한 무기를 사용하며 점점 강해지는 적을 상대할 수 있다.

장점은 명확하지만 이 성장 곡선은 4~5장을 기점으로 완만해진다. 이 떄부터 배울 만한 스킬을 많이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무기를 바꾸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할 수 있지만, 스토리 진행 상 무기를 바꿔서 처음부터 성장하게 되면 텐션이 너무 늘어진다. 

- 스토리 최종 보스임에도 연계 방어로 막아지는 패턴 정도가 전부다 

아울러 엔딩 이후에는 이렇다 할 요소가 없다. 엔딩 후 장비 파밍을 계속하며 맵 곳곳에 배치된 '강적'을 격파해 나가고, 남은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것이 엔딩 이후 콘텐츠의 전부다. 

강적과의 전투도 여타의 레이드 게임과 같은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보스의 전투 패턴이 한정적이다 보니 마치 샌드백을 떄리는 느낌이다. 전투의 긴장감과 재미는 적은 반면에 보스의 체력은 많아서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든다. 

전작의 무기 강화 시스템 등 소위 '고인물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것을 삭제해서 더욱 할 게 없어졌다. 삭제 콘텐츠의 대안이 없으니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결국 엔딩을 본 이후에는 소아온의 찐팬이 아니고서는 동기부여가 떨어진다.

 

■ 2023년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래픽

전투는 재밌지만 그 외 요소는 상당히 엉망이다. 특히, 그래픽은 찰흙으로 대충 빚어놓은 것 같다. 원신이나 젤다의 전설 등 아무리 카툰 렌더링이 유행인 시대지만, 라스트 리콜렉션은 생략된 게 많아도 너무 많다. 캐릭터의 표정이 너무 부자연스럽다. 

전작 '소드 아트 온라인: 앨리시제이션 리코리스'와 비교해도 나아진 점이 없다. 유일한 차이라면 역대 캐릭터들의 성우가 총출동하여 귀가 즐거운 정도다. 애니메이션 기반 게임인 만큼 초호화 성우로도 이를 커버하긴 역부족이다.

가장 중요한 컷씬이 여타의 콘솔게임과 비교하면 퀄리티가 떨어진다. 옛날 게임처럼 연출이 부자연스럽다. 드래곤이 하늘을 가로 질러 날아가는 장면에서 날개 옆으로 선명하게 제트기류가 남으니 이질적이다. 더욱이 그 선 모양 또한 부자연스럽다. 

- 하늘에 갑자기 실지렁이가 날라다닌다

위 움짤처럼 주인공 '키리토'가 주문을 사용하는 컷씬은 프레임이 끊기고, 폴리곤의 각진 티도 너무 많이 난다. 지난 1998년 MBC에서 방영된 '트랜스포머: 비스트워즈'를 다시보는 듯하다. 스토리 몰입감을 저해하는 원인이다.

시종일관 지속되는 우중충한 분위기도 몰입을 방해한다. 스토리상 어둠의 대륙, '언더월드'를 배경으로 하기에 어두운 배경을 설정한 것은 이해가 되는 바다. 하지만, 맵의 배경과 구조가 다양하지 않아 계속 같은 곳을 멤도는 것 같고, 모험하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유비소프트의 '엘든링'이 어두운 배경에서도 다채롭게 필드를 디자인한 것과 비교하면 제법 큰 차이다. 이 떄문에 텐션이 계속 떨어지고, 맵 이곳저곳을 탐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 된다. 

- 팬들도 기겁했다는 아스나 찰흙 에디션 
- 어딜가나 비슷한 맵 디자인 
장점

1. 기존 ARPG 시스템을 잘 버무려서 합쳐 놓음
2. 기존 성우진이 총출동하여 원작 팬들의 니즈를 채워줌



단점

1. 조잡한 그래픽 퀄리티
2. 부족한 동기부여 및 엔드 콘텐츠의 부재
3. 난잡한 인터페이스로 인해 게임 초반 적응이 어려움
4. 보스 패턴이 단조롭고 피통만 많아 지치게 만듬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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