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요금 월 1만원 올려도…한전, 매년 11조 자금부족 ‘밑 빠진 독’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10. 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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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채 발행 한도 ‘한계’

◆ 위기의 전력망 ◆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별관에 전력수급현황이 안내되고 있다. 2023.10.13 [이승환 기자]
적자의 늪에 빠진 한국전력이 향후 전기요금을 추가 인상하더라도 약 11조원의 자금 부족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부족 자금은 한전채 발행을 통해 메워왔는데, 적자 누적으로 한전채 발행 한도가 턱밑까지 찬 상황이라 한전은 자금조달 경로를 다양화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13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한 증권사와 함께 올해 한전의 재무와 투자 추정치를 바탕으로 부족 자금 규모를 점검해본 결과, 한전이 향후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최소 25.9원 인상하더라도 연간 11조4783억원의 자금 과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초 산업부가 발표한 연간 전기요금 인상 목표치(51.6원) 달성을 위해 30.5원을 추가 인상하더라도 부족 자금 규모는 11조783억원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앞서 김동철 신임 한전 사장은 이달 초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발전원가는 대폭 상승했는데,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다 보니 한전의 누적적자는 47조원이 넘은 상태”라며 전기요금을 최소 1kWh당 25.9원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만약 고물가 상황 속 민생 경제를 고려해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불발된다면 올해 최종 인상분은 21.1원에 그치게 된다. 이럴 경우 부족 자금 규모는 13조원으로 2조원가량 늘게 된다.

전기요금이 충분히 인상되지 않으면, 회사채를 통한 자금 차입도 한계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적자가 지속돼 적립금이 줄게 되면 내년부턴 한전채 발행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한전의 올해 영업손실액은 7조205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2조6552억원 손실에 이은 2년 연속 적자지속이다. 법인세를 차감한 당기순이익도 6조7671억원 적자로 추정된다.

우량물인 한전채가 자금시장의 수요를 독식한다는 시장의 시각에, 한전은 하반기 들어 채권 발행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업계에선 선제적 전기요금 인상이 어려웠던 만큼 부족 자금을 메우기 위한 회사채 발행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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