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해져 돌아올 안혜진의 긍정 마인드 “지금 이 시간, 하늘이 나에게 주신 휴식” [MK장충]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10. 1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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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활 기간, 하늘이 나에게 주신 휴식이라 생각할래요.”

2023-24시즌,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에는 변화가 있다. 팀의 주전 세터 안혜진(25)이 장기 이탈하며 시즌 출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안혜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어깨 수술을 받았다. 좌측 견관절 탈구 증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떠난 일본 전지훈련에서 어깨 부상을 입었다. 보강 운동을 통해 버티고 버텼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수술이 답이었다.

사진(서울 장충)=이정원 기자
사진=김재현 기자
안혜진의 이탈은 뼈아프다. 2016년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이후 단 한 번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GS칼텍스에서만 7시즌을 뛰었고, 또 2020-21시즌 여자부 첫 트레블 주역이었다. 그런 안혜진이 이탈하니 차상현 감독은 물론 팬들도 마음이 아프다.

13일 GS칼텍스의 2023-24 V-리그 출정식이 열리는 서울장충체육관에서 만난 안혜진은 “지금 재활 속도는 나쁘지 않다. 맨날 가만히 있다가 조금씩 움직이니 기분도 좋다. 처음 수술을 했을 때만 하더라도 막막했는데 경과가 좋다 하니 다행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수술이 아닌 재활을 하면서 2023-24시즌을 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안혜진은 오늘이 아닌 내일을 바라보며 수술을 택했다.

안혜진은 “사실 칼을 몸에 대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하는 수술이 큰 수술이다. 수술을 하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최대한 안 하는 게 좋다고 들었다. 나 역시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라며 “그러나 어깨 탈구가 심했다. 헤어드라이기 들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병원에 갔는데 가는 곳마다 모두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무서워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그러면서 “계속 재활을 하고 싶었는데, 지난 시즌 영상을 보니 밸런스가 무너졌더라. 토스도 정확하지 않고 하니 수술을 하는 게 낫다고 결정을 내렸다”라며 “회복 속도가 조금이라도 빠른 나이에 수술을 하는 게 낫다고 봤고, 감독님께서도 내가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려주셨다. 시간의 여유를 갖고 100%의 몸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수술 후 안혜진은 펑펑 울었다. 이렇게 배구를 오래 쉰 적이 없었다. 데뷔 시즌인 2016-17시즌 8경기 출전 이후 매 시즌 꾸준하게 코트를 밟았다. 잔부상에도 꿋꿋하게 코트를 지켰다. 또 코트에만 서면 긍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안혜진이다. 안혜진은 코트에만 서면 없던 에너지도 생기는 선수.

안혜진은 “수술을 받고 한동안 계속 울었다. 시즌 때 못해도 울지 않았는데, 몸이 아프니 힘들더라. 내가 코트를 밟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힘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정)대영 언니가 왔는데 같이 뛰지 못하는 게 너무나도 아쉽다. 2019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출 때 언니랑 했던 말이 ‘은퇴하기 전에 같은 팀에서 경기 한번 해보자’라고 했다. FA 자격을 얻어 왔는데, 같이 뛰지 못하니 아쉽다”라며 “또 (강)소휘 언니와 (유)서연이, 그리고 동료들 모두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아쉽고 재활이 힘들지만 동료들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 시즌 우리 팀 선수들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올 시즌 출전은 쉽지 않다. 안혜진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사진=천정환 기자
안혜진은 “병원에서는 내년 3월 정도 복귀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내 생각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도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또 우리 팀 세터가 4명이다. 거기에 다 잘한다. 내가 급하게 할 이유가 없다”라고 웃으며 “아예 이전에 좋지 않았던 발바닥, 무릎도 치료하고 있다. 12월까지는 외부에서 재활 치료에 매진할 계획이며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볼도 만지고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재활을 싫어한다. 지루하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안혜진은 이 긴 재활 기간을 ‘하늘이 나에게 주신 휴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몸 관리를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밖에서 배구를 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부분이 보일 수도 있다. 배구 공부를 더 하려 한다”라며 “또 이번 시즌부터는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합류한다. 코트 분위기가 확실하게 다를 거라 생각한다.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도 왔고, 우리 팀 톨레나다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 내가 빼먹을 부분은 빼먹을 수 있는 시간이다. 다음 시즌에 복귀했을 때 큰 어려움 없도록 많이 준비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끝으로 안혜진은 “전날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방송으로 봤는데, 우리 팀을 우승 후보로 뽑은 팀이 없더라. 그렇지만 오히려 선수들에게 더 동기부여가 되고, 무서운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했는데,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에 갔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잘하길 바란다. 난 선수들 힘들 때 채찍도 주고, 당근도 주는 역할을 잘하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장충(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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