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국감…선관위 해킹·전현희 표적감사 논란 공방(종합)
[서울=뉴시스] 이재우 임종명 이지율 정성원 신재현 신귀혜 한은진 옥승욱 기자 = 여야는 국정감사 사흘째인 12일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 조작 의혹'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교육·외교통일·국방·행정안전·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 등 10개 상임위별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행안위 국감, '이례적 참석' 선관위원장 상대로 채용 비리·해킹 논란 공방…고성 난무
관례상 비상근인 선관위원장은 인사말만 하고 이석하고 사무총장이 국감장을 지킨다. 하지만 여야는 앞서 의원회 의결로 여야 각 2~3명씩만 노 위원장을 대상으로 질의하기로 했다.하지만 정작 국감이 시작되자 질의 의원수 제한 문제를 두고 여야간 고성 섞인 공방이 벌어졌다.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선관위의 역할에는 명과 암이 있다. 선거의 투명성 제고와 사전투표제 도입 등이 빛이라면 최근 채용비리와 해킹의혹은 그림자"라며 "채용비리와 해킹의혹은 진상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를 빌미로 선관위를 길들여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며 "감사원과 국가정보원을 동원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선관위원장을 국회에 출석키셔 망신주기를 하는 것은 노골적인 선관위 흔들기"라며 국민의힘에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지금 선관위를 보면 위원장 불출석 관행을 존중하는 게 맞는 것인가 싶다"며 "무너져내린 선관위 체제에 대해 책임있는 기관장 답변을 듣고, 대책안 마련을 촉구하고, 대안을 물어보는 것이 국민의 대표로서 당연히 해야할 역할"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민주당은 왜 선관위 세 글자만 나오면 이렇게 방탄모드가 되는 것인지, 노태악 지키기에 무엇을 위해 쩔쩔매는 건가"라며 "왜 우리가 의원 3명으로 (질의를) 한정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자 회의장 내 고성은 더욱 거세졌다. 김웅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왜 질의를 못하게 하느냐고 따졌고, 민주당 의원들은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교흥 위원장은 중재를 시도하다 "속기록에 나와 있고 조정을 해서 합의한 것인데 왜 딴소리를 하느냐"고 일갈했다.
가까스로 장내가 정리되고 진행된 질의에서 여당은 문제제기와 함께 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확인했고, 야당은 특혜채용, 보안취약 등에는 개선을 말하면서도 부정선거 의혹 등에는 반박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선관위가 공정한 선거관리와 고소고발의 주체였는데 이제 수사대상이 됐다. 책임감을 느껴 거취문제를 결심해야한다고 발언한 적 있는데 거취를 포함해 책임감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다.
같은당 조은희 의원도 "위원장이 잘못했다, 잘못하지 않았나, 시시비비가 아니고 수장으로서 이런 상황까지 온 책임을 지고 용퇴할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노 위원장은 "제가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며 "지적한 부분들이 마무리되고, 책임져야 될 일이 있다면 바로 지겠다"고 답했다.
야 "법사위원장 정치감사 비호" vs 여 "왜곡·허위로 정쟁 몰아"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감사원 수사 관련해 감사위원들이 국감 현장에 배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증인 채택이 안 된 감사위원들의 위증은 처벌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여야 간 협의 없는 감사위원 배석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반대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정회를 선포하면서 국감은 시작 20여분 만에 중단됐다. 여야 간사가 '감사위원 오전 배석, 오후 이석' 합의한 끝에 1시간 만에 속개했지만 민주당이 원내대변인 명의 서면브리핑을 내면서 여야 설전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의 정치감사를 비호하기 위해 국감을 파행시키려거든 법사위원장은 사회권 반납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가 된 감사위원들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감사로 공수처에서 수사를 받는 사람들인데 이들 감사위원들에 대한 배석 요청이 왜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는 민주당"이라며 "법사위원장은 일방적으로 감사 중지를 선언한 것이 아니라 감사위원 배석 문제에 대한 여야 간사간 협의를 위해 감사 중지를 선언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국민의힘 위원들이 감사위원들을 이석하도록 지시했다는 허위 주장까지 하고 있다"며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을 변호해 왔던 조은석 감사위원을 감싸기 위해 국정감사를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민주당의 검은 속내만 있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권익위 감사 주심인 조은석 감사위원에 대해 "진상조사 보고를 받으면서 감사위원 특히 주심 감사위원으로서 처신이 몹시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며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의 변호인 역할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여야, 역사 공방…정율성·홍범도·백선엽 도마
여당은 북한의 조선인민군 행진곡과 중국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음악가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야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백선엽 장군 친일파 경력 삭제 논란을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정율성 기념사업에 대해 "(보훈부에서) 실효적으로 조치해 즉각 중단하도록 강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일정 부분에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식의 눈을 갖고 본다면 조만간 중단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광주시에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을 시정권고한 바 있다.
야당은 홍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백 장군 친일파 경력 삭제 논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홍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독립기념관으로 옮기면 누가 봐도 육군사관학교에서 쫓겨난 흉상으로 딱지가 붙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사에 절대 영웅이지만 안 의사 동상을 일본대사관 바로 앞에 설치하면 맞는 것이냐"라며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부분이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
식약처 국감서 오염수 공방…여 "홍보로 불안감 해소" 야 "수입금지 사각지대"
여당은 식약처가 가짜뉴스 방지와 홍보 강화로 국민 불안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야당은 수산물 수입금지 확대 등 안전 담보 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국내 대형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한 일본산 된장 2팩을 직접 들어 보이며 "수입금지 사각지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된장에서) 2022년 2월, 12월 두차례 세슘이 검출돼 300㎏이 반송됐다. 2022년 이후에도 9차례에 걸쳐 1550㎏이 들어왔다"며 "이 제품에 세슘이 100% 없다고 장담할 수 있겠나. 실무자들도 장담 못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김영주 의원이 선보인 일본산 된장을 언급하며 "일본 수입식품 359건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하는데, 359건이 지금 시중에 유통되거나 지금 국민들이 소비하는 것 중에서 검출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여 임병헌 "금메달보다 병역 특례 더 관심" 병무청장 "병무청 입장선 씁쓸"
이기식 청장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보충역 제도는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국방부에 건의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기본부터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보다 병역 특례가 더 관심인 거 같더라'는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는 "병무청 입장에선 씁쓸하다"고 답했다.
이 청장은 'AG에 출전하지 않았는데도 병역특례를 받는 선수가 있다'는 질문에 "병역이 '불공정'에 의해 논란이 되는 건 굉장히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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