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들고 아우디로 적진 돌파... 맨 앞에 선 이스라엘 퇴역 장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공습 속에서 권총 한 자루를 들고 본인 소유의 아우디 차량으로 적진을 뚫은 백발의 퇴역 장군의 노익장이 주목을 받았다고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스라엘군(IDF) 작전국장을 지낸 퇴역 장군 이스라엘 지브(66)는 지난 7일 오전 자전거를 타던 중 뜻밖의 소식을 전하는 전화를 여러통 받았다. 하마스가 로켓포를 쏘면서 국경을 넘어 침투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친구의 아들이 키부츠(집단 농장)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곧장 집으로 달려가 9mm 권총 한 자루를 챙긴 후 아우디를 몰고 가자지구를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가까워질수록 검은 연기 기둥이 눈앞에 펼쳐졌고, 이스라엘군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자 하마스 대원들이 그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그는 달랑 권총 한 자루로 대응 사격하며 적진을 뚫었다. 그는 하마스에 포위된 마을 근처에서 수적으로 열세에 놓인 이스라엘 군인들을 만나 그들을 아우디에 태워 하마스 대원들과 본격적으로 전투를 벌였다.
지브는 권총만으로 그들을 상대하기 어려워지자, 부상 당한 군인의 M16을 넘겨받아 창문 밖으로 발사했다. 지브 일행의 신속한 대응에도 이미 도로, 숲 곳곳에는 살해당한 이들의 시신이 흩어져 있었다. 그는 24시간 동안 전장을 떠나지 않은 채 공격을 받고 있는 키부츠 등을 찾아 다니며 민간인 대피를 돕고 우왕좌왕하는 군인들을 전투 부대로 조직했다. 지브는 “아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스라엘 건국 이후 한 번도 목격한 적이 없는 잔혹한 행위”라고 했다.
그가 목격한 가장 비극적인 모습은 레이브 음악축제 현장에서 펼쳐졌다.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등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축제를 벌이다 하마스의 집중 공격을 받은 이곳에 지브가 도착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탈출하려고 도로에 늘어선 차들과 사방에 시신이 가득했다. 그는 “내 생각에 하마스 공격의 출발점은 바로 이 사건이었다”며 “아직도 그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하마스는 이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지브는 국방부를 찾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면담했고, 안보 관계자들과 비밀 회의를 가졌으며, 군·경찰 최고위층과도 방위군 강화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지난 11일 그는 피해자와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에 대해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원격 회의를 했다.
현재 지브는 퇴역 장군과 전직 군인들이 국경 지역과 지역사회 방어 부대를 재건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권총 한 자루로 전장을 지휘한 지브의 활약은 역설적으로 이번 하마스 공습 대응에 있어 이스라엘군의 실패를 상징하기도 한다고 NYT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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