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가도 '찬팔 vs 반팔'…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 학내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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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의 불똥이 한국의 대학가로까지 튀었다.
국내 대학 10여 곳에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가 게재되자, 이를 두고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한 학생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식민지' 삼아 공격을 자처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학생은 "누가 봐도 테러를 지지하는 대자보인데 옹호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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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책임"vs"테러 정당화 안 돼"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01112580000377)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의 불똥이 한국의 대학가로까지 튀었다. 국내 대학 10여 곳에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가 게재되자, 이를 두고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과 국내 팔레스타인 지지자 사이에도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의 학내 커뮤니티에선 11일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이 각 학교 캠퍼스에 게시한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를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청년학생그룹은 '인종차별적 테러국가 이스라엘에 맞서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연대를 보내자'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팔레스타인 전사들이 이스라엘의 폭력과 식민 점령에 맞서 공격에 나섰다"며 학생들의 연대를 촉구했다.
이 대자보를 계기로 각 학내 커뮤니티에는 전쟁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글이 수십 개씩 올라왔다. 여론은 크게 양국 역사를 근거로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쪽과 △민간인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었다. 고려대 커뮤니티에선 한 학생이 대자보 사진을 올리며 "테러 지지 행위"라고 비판하자 50여 개의 댓글에서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졌다. 한 학생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식민지' 삼아 공격을 자처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학생은 "누가 봐도 테러를 지지하는 대자보인데 옹호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양측에 대한 입장 표명을 넘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이스라엘 지지 △국내 언론 보도의 접근 방식 △한국의 대응 방향 등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한 서울대 학생은 이스라엘군의 과거 가자지구 공격을 언급하며 "당시엔 서방 국가 아무도 팔레스타인 공개 지지 캠페인을 하지 않았는데, 이권이 걸렸을 때만 정의라는 명분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며 일부 서방 국가들의 대응을 비판했다. 중앙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홍보글엔 "하마스의 납치 테러를 지원하자는 말이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성균관대 커뮤니티에선 한 학생이 "하마스를 테러집단, 이스라엘을 피해자로 규정하는 한국 언론은 편파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대사관 vs 팔레스타인 연대
13일 서울에선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을 규탄하는 팔레스타인 지지자 측의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10·11 팔레스타인 저항 연대 집회 참가자' 소속 20여 명은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모여 "이스라엘 대사관은 이스라엘 비판을 유대인 혐오로 몰지 말라"고 외쳤다.
이들이 이스라엘 대사관을 겨냥한 이유는 대사관 측이 앞서 열렸던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11일 집회 참가자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중단과 팔레스타인 해방 등을 촉구하자, 이스라엘 대사관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ISIS(이슬람국가)와 같은 반인륜적 범죄에 동조하는 시위"라며 "(참가자들이) 유대인 학살을 촉구하는 아랍어 구호를 외치며 증오를 표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영준 노동자연대 사무국장은 "당시 집회의 핵심 구호는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하라'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등이었다"며 "대사관이 거짓 선동을 하고 있다"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박시몬 기자 simon@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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