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서프라이즈'지만…제조업 취업자는 9개월째 감소
취업자 증가 석달 만에 30만명대
서비스업서 33만명 늘었지만
제조업에서 7만명 줄어들어
청년층 취업 11개월째 뒷걸음
경기 부진에도 지난달 고용시장은 비교적 탄탄했다. 고용률이 9월 기준으로 41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취업자 증가도 3개월 만에 30만 명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불안 요인도 여전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9개월째 감소했고, 청년 취업자 수는 11개월째 감소세다. 한편에선 일자리 증가가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선 경기 회복을 속단하기 어려워 ‘외화내빈’이란 지적도 있다.
○명암 엇갈린 취업 시장
13일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는 9월 445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줄었다. 감소폭은 올 4월(-9만7000명) 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제조업 생산과 수출 회복세가 충분하지 않아 고용 시장에 온기가 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동월 대비 제조업 생산지수는 지난 7월과 8월 각각 8.3%와 0.6% 떨어졌다.
특히 전자부품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취업자는 업종별로 명암이 있다”며 “자동차나 의료 관련 취업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금속가공, 화학, 전자제품 등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지난해 취업자가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수요 급증, 코로나19 봉쇄 해제 등으로 취업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며 “절대적인 제조업 취업자 수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도 온도차
연령대별 고용 흐름도 온도차는 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증가세를 이끈 건 60대 이상으로 35만4000명 증가했다. 30대와 50대에서도 취업자가 각각 5만6000명, 4만5000명 증가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은 8만9000명 감소했다. 11개월째 감소세다. 40대도 5만8000명 줄면서 15개월째 감소했다.
정부는 청년층 취업자가 줄어든 건 인구 감소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청년층 인구는 1년 전보다 17.4% 줄었는데, 청년 취업자가 8.9% 감소한 걸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6.5%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지만 9월 기준으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사회 진출이 본격화하는 20대 후반 고용률은 72.5%로, 9월 기준 역대 최고다. 청년층 실업률도 5.2%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취업 준비나 학업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층 인구는 1만4000명 줄었다.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올 들어 월별 기준 청년층 고용률이 8개월 연속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고용시장을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층 실업률 하락도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기보다 취업 의지를 갖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 수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있다. 지난달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0.5%포인트 하락한 49.1%였다.
○향후 전망은
앞서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신규 취업자가 전년 대비 32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시장 상황은 이런 전망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자동차업계 상황이 나쁘지 않고, 반도체 업황도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며 “올해 말로 갈수록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축소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고금리, 고유가 등 대내외 환경이 불안정해 고용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재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정세 불안이 더해지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기업들이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청년층 고용이 좋지 않다는 건 경기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고, 대기업 신규 채용 계획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상용/허세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도대체 한 달에 얼마 벌길래…'유별나게' 가격에 민감한 日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 국가부도 13년 만에 되살아난 그리스, '유럽의 병자' 타이틀 떼다
- "카카오 이러다 상폐 되나요?"…끝없는 추락에 개미들 '패닉'
- '티켓수입' 1조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영상으로 열흘 만에 2171억
- "정 붙이기 참 힘든 나라"…기대감 안고 이민 갔다가 '실망' [위기의 독일경제⑥]
- 남현희, 15세 연하 재벌 3세와 재혼
- 양세형, 홍대 100억대 빌딩 건물주 됐다
- 송은이·백종원·이영애도 당했다…"저희와 상관없어요"
- 이선균 '마약투약' 혐의 입건…유흥업소 종업원은 구속 (종합)
- 한중일, 음료 입맛도 '제각각'…中은 주스·日은 생수·한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