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야당과 충돌...野 “패싱이 자랑?” 최재해 “오죽하면 그랬겠나”
국회 법제사법위의 13일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거친 말들이 오갔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를 두고 민주당이 “정치 감사이자 표적 감사”, “조은석 감사위원을 패싱하고 작당모의해 전산 조작을 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최 원장은 조 감사위원의 의도적 방해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최 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 보고서 공개를 두고 벌어진 논란에 대해 “내부 과정에서 법·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잘못이 다소 있었다”며 “감사원장으로서 송구하다”고 말했다.
전 전 위원장 감사 보고서는 지난 6월 공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조은석 감사위원이 이 사건 주심이었는데, 조 감사위원은 감사 보고서가 공개되자 자신의 열람·승인 없이 보고서가 공개됐다며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전 전 위원장이 최 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자체 감찰을 벌인 뒤 조 감사위원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 요청한 상황이다.
최 원장은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했지만 ‘누가 법·원칙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법과 원칙에 어긋났다는 표현은 주심 위원의 행태를 두고 쓴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조 감사위원에게 있고, 조 감사위원이 의도적으로 감사 보고서 열람·승인을 하지 않아 보고서 공개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돼 이 과정을 건너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권익위 감사와 관련해 (조 감사위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 전 위원장의 변호인 역할을 한 게 아닌지 의심이 강하게 든다”며 “조 위원의 처신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조 감사위원이 전 전 위원장의 비위를 확인하기보다 감싸기만 하면서 감사를 방해했다는 취지다.
최 원장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용진 의원은 “주심 감사위원을 패싱한 걸 너무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있다”며 “이 사인이 무슨 국가적 대계라고 주심위원을 패싱하느냐, 최 원장이 정치 감사에 앞장선 사람이 되었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은 “누르지 않은 열람·승인을 누른 것처럼 만들었으니 전산 조작”이라며 “조 감사위원 한 사람을 두고 감사원이 작당모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며 “감사원장으로서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했다. 유병호 사무총장도 “이번 사건 본질은, 개원 역사상 75년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조 감사위원 같은 분이 처음 들어와서 그렇다”고 했다. 유 사무총장은 “2021년 KBS 감사 당시에도 조 위원이 최종 보고를 결재하지 않아 70여일간 감사보고서 시행을 못 하고 업무에 큰 지장을 겪었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소병철 의원은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이 공수처 수사 대상자라는 점을 들어 “지금 법사위가 피의자들의 변명하는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해도 너무한다. 적정한 선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감사원이 정치 감사 돌격대가 돼 박근혜·문재인 정부 때보다 국민적 관심을 끄는 감사를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요약하면 굳이 정치감사 한 적 없고 법과 원칙, 상식을 일탈한 대형 사건이 많았던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이 지난달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가격, 소득·분배·고용에 관한 정부 통계가 광범위하게 조작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도,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를 모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자, 최 원장은 “증거에 입각해서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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