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5년 달린 말과 작별하는 마장마술 남동헌 "자식 잃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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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떠나보내는 게 어떤 느낌이냐고요? 자식을 잃는 기분과 같을 겁니다."
'퍼스트에디션'은 승마 마장마술 국가대표 남동헌(36·광주광역시승마협회)에게 정말 특별한 말이다.
13일 제104회 전남 전국체육대회에 출전 중인 남동헌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퍼스트에디션에게 항저우에서 멋진 은퇴 무대를 안겨주고 싶었다. 마지막 메달과 함께 화려하게 은퇴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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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말 '레오니다스'와 전국체전 우승…"이제 나고야AG 메달 향해 달려야죠"
(목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말을 떠나보내는 게 어떤 느낌이냐고요? 자식을 잃는 기분과 같을 겁니다."
'퍼스트에디션'은 승마 마장마술 국가대표 남동헌(36·광주광역시승마협회)에게 정말 특별한 말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은메달을 따내며 국제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남동헌은 퍼스트에디션을 만나고서는 훨훨 날아올랐다.
퍼스트에디션과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인 2019 국제승마연맹(FEI)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마장마술 2관왕에 올랐다. 남동헌이 처음으로 따낸 메이저 대회 금메달이었다.
당시 정치적 문제에 얽혀 침체기에 들어선 한국 승마에도 귀중한 금메달이었다.
'화려한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국제·국내대회가 줄줄이 취소됐다.
남동헌과 퍼스트에디션은 서로를 벗 삼아 인고의 시간을 견뎠다. 끊임없이 연기력을 가다듬으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무대를 꿈꿨다.
그러나 코로나19에 1년 연기돼 올해 열리게 된 항저우 무대에 남동헌과 퍼스트에디션은 결국 서지 못했다.
중국으로 건너가기에 앞서 통과해야 하는 열흘간의 검역 기간에 퍼스트에디션이 갑작스럽게 발을 절기 시작했다.
'노환'에 따른 부상이었다.
보통 말의 수명은 25세 정도인데, 19세 정도면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이가 되면 말이 '은퇴'하는 게 보통이다.
13일 제104회 전남 전국체육대회에 출전 중인 남동헌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퍼스트에디션에게 항저우에서 멋진 은퇴 무대를 안겨주고 싶었다. 마지막 메달과 함께 화려하게 은퇴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대표팀 선수와 말들은 항저우로 떠났고, 둘은 쓸쓸하게 승마장으로 돌아왔다.
이제 남동헌과 퍼스트에디션은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퍼스트에디션과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포함해 정말 많은 상을 받았다. 국내대회에서는 거의 1등만 했다"며 영광의 세월을 돌아보던 남동헌은 "아직 부상 부위가 다 낫지 않았다. 아직 운동을 못 한다. 계속 치료만 하고 있다"고 살짝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남동헌은 결혼했고, 어린 아들도 있다. 그에게 함께하던 말을 떠나보내는 게 어떤 느낌인지를 묻자, 그는 "자식을 잃는 느낌과 같을 것 같다. 퍼스트에디션을 정말 아들처럼 돌봤다"고 답했다.
하지만 남동헌은 자식 같은 애마를 뒤로 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석 달 남짓 호흡을 맞춘 새 말과 함께 이날 전국체전 마장마술 금메달을 따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따낸 생애 두 번째 전국체전 금메달이다.
새 말의 이름은 '레오니다스'다. 고대 그리스의 영웅인 스파르타 국왕 레오니다스 1세에서 따왔다.
남동헌은 레오니다스와 함께 여전히 침체한 한국 마장마술의 부활에 앞장서야 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5연패를 이뤘던 한국 마장마술은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남동헌은 "레오니다스를 잘 키워서 3년 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달을 향해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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