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약자 복지 실현할 것"
대통령 부부 기념식 참석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한일 우호 관계의 상징으로 알려진 공생복지재단의 설립 기념식을 찾아 약자복지 실현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전라남도 목포시 공생원에서 개최된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공생복지재단은 1928년 목포 양동교회의 윤치호 전도사가 설립한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복지기관이다.
윤 전도사의 부인인 다우치 지즈코(한국명 윤학자) 여사는 1912년에 일본 고치현에서 태어나 1932년부터 목포시 정명여학교에서 음악교사로 일하게 됐고 공생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그와 사랑에 빠졌다. 민족의 벽을 넘고 결혼한 부부는 해방 후 일본인이란 이유로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아들을 돌보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 후 6·25전쟁이 터져 먹을 것이 떨어지자 광주로 식량 구호 요청을 간 윤 전도사가 실종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 윤 여사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국에서 고아 4000여 명을 길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윤 여사는 한일 양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으며, 사망 당시에도 목포시민장으로 장례식이 엄수된 바 있다. 현재 공생복지재단은 목포와 일본에 아동·장애인·노인시설 등 16개 시설을 운영하는 등 한일 협력을 상징하는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윤 대통령은 윤 전도사와 윤 여사가 이곳 공생원에서 사랑과 헌신으로 4000여 명의 고아를 돌본 것을 언급하며 국경을 초월해 타국의 아이들을 길러낸 윤 여사를 비롯해 지금도 노력 중인 공생복지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며 "정부 역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엔 에토 세이시로 자민당 중의원 의원과 구마가이 나오키 주한일본공사 등 일본 측 관계자 100여 명도 참석했다. 에토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축사를 대독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로서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지금보다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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