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장기화' 여파···ETF 10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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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00조 원 고지를 돌파한 지 고작 100여 일 만에 110조 원까지 넘어섰다.
올해 6월 29일 100조 원 고지를 돌파한 후 석 달여 만에 10조 원을 불렸다.
금리형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 단기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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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순자산 110조 넘어서
중소형사 점유율도 대폭 증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00조 원 고지를 돌파한 지 고작 100여 일 만에 110조 원까지 넘어섰다. 최근 글로벌 긴축 기조로 증시 불안이 확대하자 금리형 ETF에 6조 원 이상의 투자 자금이 몰린 효과다.
13일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ETF 순자산 총액은 이달 12일 기준 110조 238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6월 29일 100조 원 고지를 돌파한 후 석 달여 만에 10조 원을 불렸다.
ETF 시장이 하반기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도 덩치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미국발(發) 고금리 장기화 우려의 여파로 금리형 상품이 약진한 덕분이었다. 실제로 6월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ETF 1~3위는 전부 금리형 상품이었다. 올 6월 8일 상장한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순자산이 2조 9177억 원 늘어난 것을 비롯해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와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도 각각 1조 8759억 원, 1조 3546억 원 증시 자금을 흡수했다. 10조 원 가운데 6조 1422억 원이 금리형 ETF 3개에만 몰린 것이다. 금리형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 단기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하루 단위로 이자 수익이 확정돼 손실 가능성이 크게 낮다는 점에서 파킹 통장형 ETF로도 불린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경쟁 구도에도 균열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업계 ‘절대 강자’으로 인식됐던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이 8월 말 사상 처음으로 40% 밑으로 내려간 게 그 대표 사례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와의 점유율 격차는 이제 4%포인트 안팎까지 좁혀졌다. 지난달 15일에는 삼성운용의 ‘KODEX 200’이 미래에셋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에 순자산 1등 자리를 빼앗기는 일도 있었다. KODEX 200이 2등으로 밀려난 것은 2008년 7월 이후 15년 만이었다.
그 사이 중소형 운용사들도 빠르게 약진했다. ‘미국배당다우존스’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시리즈 4종’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신한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말 5948억 원에 불과했던 순자산을 이달 12일 2조 519억 원까지 불렸다. 같은 기간 점유율도 0.9%에서 1.9%까지 두 배 늘었다. 삼성운용 출신 배재규 대표를 영입한 한국투자신탁운용, ‘K방산’ 등 그룹사에 특화한 상품을 내세운 한화자산운용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각각 3.9%에서 4.7%, 1.8%에서 2.5%로 증가했다.
2002년 10월 ‘KODEX 200’과 ‘KOSEF 200’ 상장으로 열린 ETF 시장은 17년 뒤인 2009년에야 50조 원 규모에 도달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확산한 후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4년 만인 올해 100조 원 규모를 넘어섰다. 이후로도 가장 대중적인 펀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운용사들이 뒤늦게 ETF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인력 영입, 최저 수수료 등 출혈 경쟁마저 불사하고 있어 ETF 시장이 운용사들 간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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