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납치·협박... MZ조폭 ‘불사파’ 9명 구속 기소

이세영 기자 2023. 10. 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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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유명 갤러리 대표를 납치·감금해 흉기로 협박한 조폭 일당 9명이 13일 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에서 등장하는 조폭은 1983년생끼리 모인 자칭 ‘불사파’ 조직원들로 모 투자업체 대표의 사주를 받고 범행을 주도했다고 한다.

자칭 '불사파' 모임.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김연실)는 조폭들을 동원해 갤러리 대표를 폭행·협박·감금해 3900만원 상당의 그림 3점을 빼앗고, 87억원의 허위 채무를 승인하게 한 혐의(특수강도 등)로 투자업체 대표 유모씨와 직원 2명, 유씨가 동원한 불사파 조직원 3명, 귀화 조선족 폭력배 3명 등 9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이 사건을 수사해 이들 9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 8월 미술품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명목으로 강남구 도산대로에 있는 모 갤러리 대표 A씨를 납치한 뒤, 서울 서초구의 유씨 업체 사무실과 지하실 등에 감금하고 살해 협박을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유씨는 지난 3∼4월 A씨를 통해 이우환 화백 그림 4점,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 1점에 총 28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추후에 42억원을 돌려받기로 했는데 A씨가 돈을 주지 않자 연 700%대의 고금리를 적용해 87억원을 달라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유씨는 불사파와 조선족 폭력배를 동원했다. 유씨 사주를 받은 불사파는 지난 8월 1일 밤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 앞에서 A씨를 차량으로 납치했다고 한다. 조선족 폭력배들은 서울 서초구의 유씨 사무실 빌딩 지하실에서 다음 날 새벽까지 흉기로 A씨를 협박하면서 의사인 A씨 남편의 연대 보증을 강요했다고도 한다.

또한 불사파 조직원들은 지난 8월 3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있는 A씨 갤러리를 찾아가 시가 3900만원 상당의 그림 3점을 빼앗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남편 병원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협박해 2억1000만원을 갈취한 적도 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구속 송치받은 후 CCTV 영상 분석, 통화내역 분석, 사건 관계자 조사 등 보완 수사를 통해 피의자들의 범행동기, 공모관계, 구체적인 범행 분담 내용 등 범죄 혐의를 명확히 규명했다”고 밝혔다.

‘불사파’는 이른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조폭’ 조직 중 하나다. MZ 조폭은 또래끼리 조직을 결성해 가상 화폐 및 주식 리딩방 사기, 온라인 불법 도박, 보이스피싱 범죄 등을 저지른다. SNS에 호화 생활 사진을 올려 세력을 과시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전신에 문신을 한 불사파 조직원들은 범죄 수익금으로 월세 1300만원의 강남 아파트에 살면서 외제 차를 몰았다고 한다. 지난 2021년 결성된 불사파는 1997년 상영된 영화 ‘넘버3′에 나오는 조폭 조직명에 영감을 얻어 작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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