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영정' 작가 후손, 한국은행 상대 저작권 소송서 패소

이순신 장군 영정 그린 장우성 화백 후손
저작권 침해 이유로 한은에 손배소 냈지만 패소
법원 "장 화백, 한은과 제작물공급계약 체결해"

연합뉴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린 작가의 후손이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한국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6단독(조진용 판사)은 13일 고(故) 장우성 화백의 상속인 장모씨가 한국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지난 1953년 장 화백은 충무공기념사업회 의뢰로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제작했다. 이는 1973년 대한민국 1호 표준영정으로 지정됐다. 이후 장 화백은 문화공보부의 의뢰로 화폐도안용 충무공 영정을 제작했고, 한국은행은 이를 제공받았다.

상속인 장씨는 장 화백과 한국은행이 명시적으로 저작물 이용계약을 체결하거나 화폐 도안으로 사용하는 데 동의를 받지 않았는데도 1973년부터 500원 지폐에 '충무공 표준영정'이 사용됐고, 1983년부터는 100원 동전에 '화폐도안용 충무공 영정'이 사용돼 저작권이 침해됐다고 소송을 냈다.

손해배상금 1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였지만 재판부는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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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100원 권에 활용된 영정에 대해 "장 화백은 대금 150만 원에 화폐도안용 영정을 제작해 피고에게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작물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라며 "장 화백은 피고에게 화폐도안용 영정을 제공했고, 그 대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저작권은 촉탁자인 피고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500원 권에 쓰인 표준영정에 대해서도 "원고가 입은 손해 내지 피고가 얻은 이익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주장·입증하지 않았다"라며 "원고가 피고의 위 복제권 침해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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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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