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바토프처럼 골 넣었다! '괴물 홀란드' 또 성장→약점 지우고 '무결점 골잡이'로 진화 中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완성형 스트라이커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노르웨이 공격수 엘링 홀란드가 아크로바틱한 터닝 슈팅으로 한 골을 집어넣더니 머리를 이용해 멀티골까지 작렬했다.
홀란드는 13일(이하 한국 시각) 키프러스 라르나카 AEK 아레나에서 열린 키프러스와 유로 2024 예선 A조 7차전에서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해 후반전 2골을 넣어 노르웨이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홀란드의 맹활약을 앞세워 노르웨이는 예선 2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스코틀랜드(1위)와 스페인(2위)에 이어 A조 3위(승점 10점)를 지키며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홀란드는 경기 초반 키프러스의 단단한 수비 때문에 제대로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 19분 득점 기회를 잡았다. 키프러스 센터백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며 우측 하프스페이스에서 올라온 프레드릭 아우르스네스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 슈팅을 시도했으나 키프러스 골키퍼 조엘 몰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흘러나온 세컨드 볼을 인사이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33분 선제골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마르틴 외데가르드의 전진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아우르스네스에게 리턴 패스를 연결했고, 아우르스네스의 패스가 수비수를 맞고 알렉산데르 쇠를로트 앞으로 흘렀다. 쇠를로트는 강력한 논스톱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슈팅은 키프러스 수비수를 맞고 골문 구석으로 들어갔다. 홀란드가 선제골 기점 구실을 해낸 것이다.
전반 36분에는 외데가르드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한 템포가 늦어 키프러스 수비수 태클에 막히고 말았다. 결국 전반전을 무득점으로 마쳤고, 총 3차례의 슈팅 중 1개만을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감각이 다소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하프타임이 끝나고 절치부심으로 맞이한 후반전. 드디어 '홀란드 타임'이 시작됐다. 후반 20분 아우르스네스의 크로스가 파포스트 쪽으로 돌아 뛴 홀란드에게 흘렀고, 홀란드는 발등으로 침착하게 볼을 컨트롤한 뒤 아크로바틱한 왼발 터닝 슈팅을 날렸다. 강하게 임팩트된 볼은 골키퍼 머리 위를 지나 그대로 골망 상단을 찢을 듯이 갈랐다. 과거 '백작'으로 불렸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불가리아)를 연상시켰다. 194cm의 장신 선수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유연한 득점을 만들었다. 홀란드의 두 번째 득점은 본인과 노르웨이의 숨통이 트이게 했다.
첫 번째 득점 후 7분 만에 멀티골까지 터트렸다. 후반 27분 왼쪽 측면에서 안토니오 누사가 화려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의 중심을 무너뜨린 뒤 그대로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고, 홀란드가 상대 수비수 뒤로 쇄도하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발로 만든 득점에 이어 이번에는 자신의 장점인 헤딩골까지 보여줬다.
전반전 부진을 씻고 후반전 2골을 작렬한 그는 후반 32분 스트랜드 라르센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홀란드의 멀티골로 흐름을 탄 노르웨이는 후반 36분 프레드릭 아우르스네스의 네 번째 골까지 터지며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사실 홀란드는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에서 최근 무득점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노팅엄 포레스트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경기 이후 챔피언스리그 RB 라히프치히전 1경기를 포함 3경기에서 침묵했다. 특히 케빈 더 브라이너와 찰떡궁합의 호흡을 자랑했지만, 더 브라이너가 부상으로 빠지자 최근 맨시티의 하프스페이스에서 크로스 빈도가 적어졌다. 장점인 크로스 상황에서 문전 쇄도에 이은 득점이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그동안 홀란드는 빠른 발을 통한 침투와 장신을 활용한 헤딩, 크로스 상황에서 기민한 움직임으로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존재했다. '발 밑'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투박하다고 할 순 없으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FC 바르셀로나)처럼 완성형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패스 능력과 볼 컨트롤 능력을 갖고 있진 않다.
이번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멀티골로 부활을 알렸다. 아울러 이번 경기에서는 자신의 단점 지웠다. 수비를 등진 상황에서 양질의 리턴 패스와 연계 플레이로 노르웨이의 공격 작업을 수월하게 했다. 특히 노르웨이의 첫 번째 득점 상황에서 그런 모습을 확실히 증명했다.
홀란드는 2000년생이다. 아직 매우 젊어 앞으로 성장이 더 기대된다. 홀란드가 자신의 단점을 극복해 나가면서 더 무서운 '괴물 골잡이'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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