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확장 가능한 IP
우리는 일상에서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부터 마블의 슈퍼 히어로, '미키 마우스' 등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패션 아이템, 스타워즈 테마의 로봇청소기, '곰돌이 푸' 이모티콘까지 디즈니 작품이나 캐릭터들을 활용한 제품과 콘텐츠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아마도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생에서 한 번쯤은 디즈니를 경험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지식재산권(IP)의 힘은 강력하다. IP는 초기에 음악이나 영화, 출판 등의 영역에 적용되던 무형의 권리로만 인식되었지만 최근 IP 기반 비즈니스는 유통, 게임, 식음료(F&B), 뷰티, 엔터테인먼트 등 산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IP 비즈니스가 점차 확장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상품을 소유하던 과거 개념과는 달리 현재의 소비자들은 그 상품이 지니고 있는 스토리와 세계관에 흥미를 가지고 연결성을 지닌 새로운 콘텐츠나 제품을 원하기 때문이다. IP의 인기가 단순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오프라인 경계를 넘나들며 하나의 팬덤으로 진화하게 된다.
팬덤을 확보한 IP는 생명력을 얻고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모바일·디지털 환경에서 주목받는 IP는 더욱 빠르게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으로 확산될 수 있으며, 이는 장르나 영역을 가리지 않을 만큼 큰 파급력을 지닌다.
다른 분야와의 컬래버레이션은 IP 비즈니스가 가진 또 다른 잠재력이다. 인기 게임 회사가 식품 브랜드와 만나서 협업을 하는 것처럼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와 시너지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내가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와 협업한 식품 브랜드를 소비하면서 그 브랜드의 팬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게임을 몰랐던 소비자가 기존에 선호하던 식품 브랜드를 소비하면서 게임 IP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고 새로운 팬덤이 형성될 수도 있다.
이렇듯 IP는 이미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심지어 최근에는 '아이피코노미(IP+이코노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슈퍼 IP'라는 표현이 공공연히 쓰일 만큼 IP 비즈니스의 규모와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잘 만들어진 IP 하나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 확인한 기업들이 저마다 자체 IP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IP를 통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으려면 단기적 이익 추구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교하고 일관성 있는 세계관과 잘 짜인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면서 소비자와 진정성 있는 교감을 만들어가는 기업이라면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경쟁력 있는 IP로 비즈니스를 계속해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김소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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