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니언에 경고장 붙었다…'사랑의 자물쇠' 부작용?

이한주 기자 2023. 10. 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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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측이 관광객들이 철조망에 다는 '사랑의 자물쇠'를 예고없이 철거할 수 있다며 경고장을 올렸다. ″사랑보다 절단기가 강하다″라고 했다. 〈사진=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사랑은 강하지만 우리 절단기는 더 강합니다.”

미국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경고문구입니다. 그랜드캐니언을 찾는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사랑의 자물쇠'를 철조망에 걸면서 부작용이 생기자 자물쇠를 예고 없이 철거하겠다며 올린 겁니다.

국립공원 측은 관광객들이 가족이나 연인의 이름 혹은 이니셜을 적은 사랑의 자물쇠를 철조망에 걸어 잠근 뒤 아무도 열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로 열쇠를 협곡으로 버리면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랜드캐니언에서 사는 대머리독수리의 일종인 콘도르가 이 버려진 열쇠를 삼키면서 탈이 나는 일이 빈번해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랜드캐이언 인근에 사는 콘도르의 엑스레이. 반짝이는 물건을 좋아해서 관광객들이 버린 사랑의자물쇠 열쇠를 주워먹었다고 한다. 〈사진=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국립공원 측은 콘도르가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 같아서 실제 빛나는 금속들을 주워 먹는 습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최근 구조돼 수술을 받은 콘도르가 찍은 엑스레이에서는 관광객들이 던진 동전과 열쇠 등이 다수 발견됐다며 사진을 올렸습니다.

결국 관광객들이 사랑의 자물쇠를 걸어 잠근 뒤 아무 생각 없이 열쇠를 버리는 행동들이 콘도르의 목숨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관광객들이 자물쇠를 다는 일이 없도록 하고 기존에 달린 자물쇠 역시 예고 없이 철거해 버리겠다는 겁니다.

이런 사랑의 자물쇠는 다른 관광지에서도 골칫덩어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시는 문화재 가운데 하나인 센강의 다리 퐁데자르(Pont des Arts)에 70만 개가 넘는 사랑의 자물쇠가 걸리면서 다리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2015년 자물쇠를 강제로 철거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남산타워의 사랑의 자물쇠가 인기를 끌자 대구 수성유원지, 부산 용두산 공원, 제주 용연구름다리 등에도 사랑의 자물쇠가 등장해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파리 센강의 퐁데자르 다리에 달린 사랑의자물쇠. 철거당시 70만 개 이상 달리면서 코끼리 20마리의 무게와 맞먹었다고 한다.〈사진=온라인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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