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백혈병 사망' 홍일병 유족 위자료 청구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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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급성 백혈병이 발병했지만,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고 홍정기 일병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 재판부는 고 홍 일병의 유족이, 군 당국이 진단과 치료 기회를 제때 제공하지 않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배상청구 소송에서, 현행법상 위자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고 홍 일병이 직무 때문에 순직했고 군 의료체계의 문제점도 증명된다"면서도, "아버지에게 사망보상금과 보훈보상금이 지급됐기 때문에 위자료를 주면 현행법상 금지된 이중배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국가배상법은 이중배상금지 원칙에 따라 군인이나 경찰이 전사 또는 순직으로 보상받으면 별도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 홍 일병의 어머니는 "돈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군대가 아이의 죽음에 무거운 책임을 가지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며 "정부가 이중배상 금지 조항을 개정한다고 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고 홍 일병은 지난 2016년 3월 구토 등 증상을 보였지만 부대는 사단 훈련 등을 이유로 곧바로 의료기관에 보내지 않았고, 홍 일병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따른 뇌출혈로 숨졌습니다.

앞서 지난 2월 재판부는 국가가 유족에게 2천5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화해를 권고했지만, 법무부는 이중배상금지 규정을 이유로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나세웅 기자(salt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33211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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