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장, AG '병역특례' 논란에 "보충역 제도 전반 검토해야"(종합)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이기식 병무청장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예술·체육 등 분야 병역특례 등 보충역 제도 전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 등의 대체복무(대체역) 제도 또한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13일 병무청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 "보충역 제도는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국방부에 건의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기본부터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특히 '최근 중국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보다 병역특례를 받는지가 더 관심이더라'는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엔 "병무청장 입장에선 씁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청장은 '이번 AG에서 실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는데도 병역특례를 받는 선수도 있다'는 지적엔 "병역이 '불공정'에 의해 논란이 되는 건 굉장히 좋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AG 종목 중) '브리지'란 카드놀이도 있던데 그런 것까지 (병역 특례를) 줘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현재 군 당국이 운동선수의 병역특례, 즉 '체육요원 편입'을 인정한 대회는 올림픽과 AG 등 2개가 있다. AG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현역 복무 대신 체육요원으로 편입돼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해당 분야에서 공익복무를 하게 된다.
이 청장은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에 대해 "(1973년 도입) 당시 취지가 지금도 과연 맞는지 의문점이 있을 수 있다"며 병역특례를 포함한 보충역 제도는 병역자원이 충분한 경우 그 충원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병무청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을 고려하고, 보충역 제도를 만든 취지가 지금도 적합한지 등을 살펴보면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또 '현행 대체복무제가 너무 일방적이고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엔 "대체역 제도를 만들 때 국민여론조사 등을 했고, 그때 이게 좋다고 나왔다"며 "지금도 (여론조사를 하면) 현 제도가 좋다는 사람이 60% 정도 나온다"고 답했다.
'대체복무요원'은 2018년 헌법재판소가 '정당한 사유가 있는 입영 거부자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당시 '대체복무' 규정을 두지 않았던 당시 '병역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신설한 병종(兵種)이다. 복무기간은 현재 육군병(18개월)의 2배인 36개월이다.
이들 대체복무요원은 기초 군사훈련을 포함한 군 복무 일체를 거부하는 인원인 만큼, 교정시설에서 급식·물품·보건위생·시설관리 등 비군사적 성격의 보조 업무를 수행한다.
오는 25일이면 대체복무요원 60명이 대체복무를 마치고 소집 해제된다. 복무기간 3년(36개월)을 모두 채운 대체복무요원의 소집 해제는 현행 제도가 시행된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 병무청은 올해 대체복무제 시행 3년을 맞아 '병역과 인권이 조화로운 대체복무제 실현'을 위해 대체복무요원의 복무 기간과 형태·분야 등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청장은 "처음 (대체역으로) 들어갔던 사람들이 이달 말이면 복무가 완료된다. 이들을 대상으로도 (현행 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보겠다"며 "선입관을 갖지 않고 제로베이스 차원에서 다시 검토를 다시 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역복무 장병들이 또 다른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점도 고려해 판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청장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중 만성피로증후군·호흡곤란 등을 앓는 사람은 군 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질의엔 당사자의 건강 상황을 확인해 병역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내용으로 법령 개정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또 정책용역에서 '저출산에 따른 병역 자원 감소를 이유로 부모 없이 자란 고아나 탈북 청년들도 병역 의무를 수행토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데 대해선 "일단 현 제도를 유지하면서 어느 시점에 검토할 단계가 오면 병역 자원이 모자란 것도 고려 요소로 삼아 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인공지능(AI) 면접을 통해 모집병을 선발하는 방안에 대해선 "제일 중요한 게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라며 "시기가 좀 빠르지 않나 싶지만, 준비는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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