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부서지라 막을 것…꼭 1등할게요"…장애인AG대표팀 출사표

설하은 2023. 10. 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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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8일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출전…종합 순위 4위 목표
16일 출국…"뜨거운 응원으로 동은 은으로, 은은 금으로 바꿀 것"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기자회견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천=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늘 그랬듯이, 몸이 부서지라 막겠습니다."

"세계 최상위권 선수들을 못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꼭 1등할게요."

대한장애인체육회는 13일 오후 경기 이천선수촌에서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 여파로 1년 미뤄진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는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한국은 21개 종목에 345명(선수 208명, 임원 137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종합순위 4위 달성을 목표로 뜨거운 경쟁에 나선다.

김진혁 선수단장과 박종철 선수촌장을 비롯해 9개 종목의 감독과 대표 선수 등 20명 전체 선수단을 대표해 대회를 앞둔 저마다의 소감을 밝혔다.

김진혁 선수단장은 누구보다 열띤 응원으로 선수들의 메달 색을 바꾸는 마법을 부리겠다고 공언했다.

김 단장은 "동메달은 은메달이, 은메달은 금메달이 되도록 에너지를 불어넣겠다"며 "선수를 향한 함성과 박수, 이름을 불러주는 응원은 숨어 있던 에너지를 끌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 목표를 금메달 39개, 종합 순위 4위로 설정했다.

직전인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종합 2위(금 53)에 올랐지만, 한국 대표팀의 주력 종목인 볼링(지난 대회 금 12개)이 빠진 만큼 목표를 조정했다.

김진혁 선수단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 선수촌장은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2024년 파리 패럴림픽, 다음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고, 신인과 기초 종목을 발굴해 향후 종합 성적을 끌어올리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이어 "바둑과 체스, 태권도는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처음으로 출전하는 종목인데, 이 종목들은 꼭 직접 경기장 현장에서 응원할 것"이라며 "카누 역시 뙤약볕에서 구슬땀을 흘린 만큼 금빛 노를 저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태권도에 나서는 주정훈(장애등급 K44·SK에코플랜트)은 "세계 랭킹 1∼4위 선수가 모두 아시아 선수인데, 못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꼭 1등 하겠다"며 결의를 다졌고, 김예선 태권도 대표팀 감독은 "태권도 종주국인 만큼 더 노력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체스의 안성민 감독은 "김민호 선수가 랭킹 1위는 아니지만 충분히 메달에 도전할 만큼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며 "빠른 템포와 월등한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소리 나는 방울이 들어있는 공을 상대 팀 골대에 넣는 스포츠인 골볼 국가대표 김희진(장애등급 B2·서울시장애인체육회)은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혼자서 무언가를 하기 어렵지만, 코트 안에서 눈을 가리고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골볼의 매력"이라며 "단체종목이다 보니 목소리, 숨소리 하나에도 끈끈하게 뭉친다"고 설명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기자회견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을 몸으로 막아내는 과정에서 다치기도 하고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한다"는 김희진은 "공을 막아내면 희열도 느끼고, 선수들의 기세도 올라간다. 사랑하는 골볼을 벌써 15년째 계속하고 있는데, 늘 그랬듯이 몸이 부서지라 막겠다"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 번도 아시아경기대회 메달을 걸어보지는 못했지만, 미리 보는 패럴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아시안게임을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비장애인 펜싱 에페 국가대표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최인정(계룡시청)과 올해 초 만남을 가졌던 휠체어펜싱의 권효경(장애등급 A·홍성군청)은 "똑같은 에페 선수로서 최인정 선수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기술 등을 본받으려고 했다"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규화 휠체어펜싱 대표팀 감독은 "비장애인의 경우 태권도장처럼 펜싱장이 많이 생겼는데, 휠체어펜싱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최근 2∼3년간 경기력이 많이 올라온 만큼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치아의 임광택 감독은 "금메달 2개가 목표다. 지난달 선수촌 3층에 전용 경기장이 생겨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됐고,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야간·새벽 훈련을 하고 있다. 좋아진 시설의 덕을 볼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기자회견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치아 대표로 나온 정호원(장애등급 BC3·강원도장애인체육회)은 수영의 조기성(장애등급 S4·부산장애인체육회)이 "경력이 오래된 대단한 선수다. 같이 커피라도 마시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팬심을 표하자 "남자한테 고백받으니 기분은 이상하지만 감사하다. 항저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화답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선수들의 엄청난 승리욕으로 인한 지도자들의 애로사항도 나왔다.

장성원 사격 대표팀 감독은 "사격은 정교함을 요구하는 종목인데, 척수장애는 추위와 더위, 강직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시간제한이 있는 결선에서는 다리 경련이 일어나면 모든 게 끝나버린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예상되면서도 약을 먹는다. 선수도 지도자도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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