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번진 이·팔 갈등…이스라엘 광화문 행사 연기 왜?
안전 문제 우려…유대인 조롱 구호 논란
대학가도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 논쟁
"하마스 민간인 테러" vs "투쟁 맥락 봐야"
[서울=뉴시스]김래현 위용성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을 둘러싼 갈등이 국내로 번지는 모양새다.
국내에 체류하는 팔레스타인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지지 집회를 연 데 이어 한국·이스라엘 친선 협회가 광화문에서 언론 행사를 열려 했지만 안전문제로 당일 취소됐다.
한·이 친선협회 기자 브리핑 당일 취소…팔레스타인 집회 구호 논란
앞서 한·이스라엘 친선협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청계천광장에서 기자브리핑 행사를 할 예정이었다.
친선협회장인 황우여 전 교육부총리와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를 비롯한 국내 체류 이스라엘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였지만 당일 아침 돌연 취소된 것이다.
이는 행사 도중 불의의 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요일인 이날이 유대교의 안식일인 만큼 이에 맞춰 행사를 겨냥한 물리적 충돌이나 돌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무력 충돌 이후 경찰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저 경비를 강화한 상태다.
지난 11일 행사 장소 인근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진보단체 노동자연대 주도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한국인과 팔레스타인인 뿐만 아니라 이집트,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국내 거주 아랍인 등 2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까지 행진해 항의서한 전달을 시도했다.
이때 이들이 아랍어로 유대인을 조롱하는 의미의 '카이바르 카이바르 야 야후드'(Khaybar Khaybar, ya yahud)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학가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민간인 테러" vs "투쟁 맥락 봐야"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를 놓고 민간인을 상대로 벌인 하마스의 공격 행위가 테러라는 비판과 함께 팔레스타인에 대한 탄압 등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으로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연대를 보내자!'라는 제목의 성명서가 게시됐다. 노동자연대청년학생그룹이 게재한 이 성명서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선제공격은 이스라엘의 학살에 맞선 정당한 저항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성명서에 참여한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이시헌씨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수만 명을 학살해 세운 나라, 이스라엘에 맞서 팔레스타인인들이 무력 저항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도 작지 않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1)씨는 "얼마 전 음악 축제를 습격한 하마스가 사람들을 학살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봤는데 너무 끔찍했다"며 "그런 행위는 어떤 이유에서든 합리화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이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팔레스타인의 선제공격은 테러'라며 비판하는 글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팔레스타인이) 무력 저항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맞불을 놓는 식이다.
하지만 영아를 살해하고,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하마스의 행위는 테러라는 지적도 다수였다. 이 때문에 학내에 붙은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가 부끄럽다고 적은 작성자도 있었다.
한편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안식일이던 7일(현지시간) 오전 6시30분께 이스라엘을 향해 20분 만에 로켓 5000발을 발사하고 수백 명을 이스라엘에 침투시켰다.
이스라엘의 반격 등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12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29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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