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마스 고립·이란 견제 '양동작전'···이란 "새 전선 열릴 수도"
블링컨 국무, 팔 온건파 수장 만나
사우디 등도 순방···확전 억제 총력
이란 원유 대금 60억弗 재동결도
美국방, 이스라엘 방문 "작전 논의"
이란은 이라크·레바논과 대응 모색
이스라엘군이 지상군 진입을 위한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중심지인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24시간 내 남부로 대피령을 내려 미국의 대중동 외교전도 바빠지고 있다. 미국은 무장 정파 하마스를 고립시키고 그 배후로 지목받는 이란을 견제하려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팔레스타인 온건파 자치정부와 접촉하는가 하면 사우디·요르단 등을 돌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 이란과 포로 교환 조건으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했던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도 다시 동결했다.
블링컨 장관은 13일 중동 방문 두 번째 목적지인 요르단 암만에 도착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는 일정에 들어갔다. 그는 전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파타당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주도권을 잡고 있으며 상대적인 온건 성향으로 하마스와는 오랜 라이벌 관계에 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압둘라 국왕과의 회담에서 “민간인 살해, 학대 관행을 거부한다”며 하마스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이 아바스 수반과 만나는 건 하마스와 다른 정파 및 일반 팔레스타인 주민 간 분리 대응을 지향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블링컨 장관은 요르단 방문 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이집트 등 주변 중동 국가들을 찾는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링컨 장관은 중동을 돌며 레바논 내 헤즈볼라와 이란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갈등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각국이 분쟁 확산을 막는 데 힘을 보태고 즉각적·무조건적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에 대한 지렛대를 사용하길 계속 촉구할 것”이라며 “중동에 대한 긍정적 비전 실현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과 포로 교환 조건으로 한국의 은행에서 카타르의 은행으로 이전했던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을 재차 동결하며 경제적 압박에도 들어갔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이 12일 하원 민주당 의원들에게 카타르 은행에 예치된 60억 달러(약 8조 원)를 이란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카타르 정부가 합의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돈은 이란이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에 장기간 묶여 있다가 지난달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쓰는 조건으로 카타르 은행에 보내졌다. 하지만 이란이 지원해온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민주·공화 양당에서 이란 원유 수출 대금의 재동결 요구가 커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에 보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과 만나 이스라엘의 작전 계획 및 목표, 안보 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국방부 측은 전했다. 미국은 이미 이스라엘에 탄약 등을 지원한 건 물론 세계 최대 핵추진항공모함인 제럴드포드함 등 항모 타격단도 전진 배치한 상태다.
이란도 외무장관이 이라크와 레바논을 잇따라 방문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압박에 대응할 방안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가자지구를 포위하고 공격 및 전쟁 범죄가 계속되는 국면에서는 새로운 전선이 열리는 게 진짜로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전선’은 레바논·이스라엘 접경지의 헤즈볼라를 언급한 표현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방송은 “헤즈볼라가 자체 보유한 로켓포 15만여 개를 동원해 참전하면 분쟁은 극적으로 확대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세 번째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과 가자에 전쟁 범죄를 계속 저지르면 나머지 ‘축’의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가 말한 ‘축’은 이란 주도로 부상한 중동 세력 ‘저항의 축’을 의미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풀이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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