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리는 어떻게 전세계 식탁을 바꿨나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중식집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정통 중화요리보다 현지화된 중식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만 해도 단맛 나는 짜장면이나 얼큰한 짬뽕은 다른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중식 메뉴다. 일본의 라멘, 태국의 팟타이, 페루의 로모 살타도 등 오늘날 해당 지역 특화 요리로 여겨지는 음식들도 중식에 그 뿌리를 둔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중국 음식의 역사, 중국 음식이 세계 각지에 뿌리내린 역사를 총 4부 20장, 8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연구로 들여다본다.
최근 우리나라도 K콘텐츠, K팝 등 문화예술 분야에 이어 'K푸드'라며 식문화가 세계적 관심을 받는 추세라 역사적으로 중국요리의 세계화를 살펴보는 건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아시아 국가별 중국요리의 현지화를 주제로 한 2부에서는 우리나라도 별도의 챕터로 다뤄진다. 19세기 말 개화기부터 한반도의 유명 맛집, 한·중·일 국가들이 주고받은 영향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 1996년 일본제 김치의 애틀랜타 올림픽 공식 식품 입후보 논란, 2005년 중국산 김치 파동 등 음식 문화를 둘러싼 국가 간 갈등도 소개한다. 한중 국교 수립과 인천 차이나타운 개발, 그 역사 속에서 유래한 짜장면의 특징과 시대별 변화도 짚어낸다.
비교적 중립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다루지만, 일부 근거가 생략된 채 주관적이라고 느껴지는 서술은 감안해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2011년 한국 정부가 조선 궁중요리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 신청했던 것에 대해 "일본 가이세키(고급 정식 요리)가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강하게 의식해서"라는 의미 모호한 해석을 덧붙인다. 당시 우리 궁중요리는 특권층의 식문화라는 이유로 등재가 보류됐고, 오히려 가이세키를 등재시키려던 일본 측이 전략을 전면 수정하도록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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